[대구/경북]대구大, 한국 목공예 ‘향기’ 깃든다

  • 입력 2004년 5월 4일 19시 19분


코멘트
“아버지의 정신이 고스란히 옮겨지는 셈입니다. 교육자료로 널리 활용됐으면 좋겠고요.”

국내 현대 목공예를 개척한 예술가로 평가받는 목양 박성삼(木羊 朴星三·1907∼1987) 선생의 장녀 박정자(朴晶子·74·서울 마포구 연남동) 여사는 4일 대구대를 방문, 목공예품 등 아버지의 유품 1052점(감정가 21억 상당)을 기증했다.

이날 기증한 유품은 목양 선생이 남긴 농과 문갑 등 공예품을 비롯해 작품 제작도구, 직접 수집한 골동품 등이다.

그동안 서울의 자택에 보관해오던 것을 이날 대구대로 옮겨왔다.

아버지를 따라 목공예가의 길을 걸었던 박씨는 “스승이기도 했던 아버지의 흔적이 담긴 유품들이 새 둥지를 찾게 돼 마음이 편하다”며 “앞으로 훌륭한 목공예가들이 더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안남도에서 태어난 목양 선생은 1942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떡갈문양 소반’으로 입선하면서 목공예와 인연을 맺었다. 해방 후에는 월남해 한국 목공예 분야를 개척했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전 한국미술가협회전 등을 통해 작품을 인정받았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과 동아공예대전 인간문화재공모전 등을 심사하면서 후학을 양성했다.

또 ‘목양공예상’은 목양 선생이 작업장이던 서울 마포구 현석동에서 세상을 뜨면서 남긴 유언에 따라 한국공예가협회와 공동으로 1988년 제정됐다.

이날 기증은 목양 선생의 지인으로 숙명여대 미대학장을 지낸 김덕겸(金德謙·63·대한민국공예대전 심사위원장 역임) 교수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김 교수의 제자인 대구대 정영환(鄭榮煥·57) 박물관장은 “목양 선생을 통해 목공예가 비로소 예술 차원으로 승화됐다”며 “선생의 작품을 상설 전시해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대구대는 내년에 목양 선생의 유품을 200평 규모의 별도 공간에 전시하는 ‘현대 목공예 박물관’을 열 예정이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