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순신은 유교적 평화주의자”

  • 입력 2004년 4월 28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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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 탄신 459주기를 기념하는 세미나가 28일 충남 아산의 온양관광호텔에서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주관으로 열렸다. 세미나 주제는 ‘이순신 정신의 현대사적 재조명’.

이 세미나에서 소설가 송우혜씨는 ‘문학작품을 통해 진행되는 이순신 폄훼현상’, 신복룡 건국대 교수(정치학)는 ‘한국사에서의 해양 정신’, 김기승 순천향대 교수(역사학)는 ‘이순신 정신의 본령은 아산이다’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송씨는 이순신이 임진왜란 당시와 그 직후, 1970년대와 80년대, 최근 등 시기별로 어떻게 조명되고 있는지 고찰한 뒤 “최근의 이순신 폄훼는 당대에는 당권싸움에서, 현대에는 상업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남대 김탁환 교수(문예창작학과)의 소설 ‘불멸’과 소설가 김훈씨의 ‘칼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KBS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이순신을 폄훼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설 ‘불멸’은 이순신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원균도 명장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이는 모두 사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송씨와 김 교수 간의 ‘이순신 논쟁’은 본보 올해 1월 19일과 25일, 2월 2일자에 상세히 소개됐다.

또 신복룡 교수는 “역사적으로 해상권을 장학한 민족이 세계의 역사를 지배했고 현재 강대국들도 제해권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한일수호통상조약(1876년) 체결로 일본이 한반도에 진출해 운조(運漕)를 장악하면서 한국은 급격하게 몰락하고 말았다”며 “장보고 삼별초 충무공으로 이어지는 ‘바다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승 교수는 “이순신은 멸사봉공의 자기희생적 인물이 아니라 공사(公私) 일체를 추구한 자아성취형 인물이며 유교적 이상주의와 평화사상을 갖고 있었다”며 “이순신을 나폴레옹이나 넬슨 등에 비유하는 것은 전쟁의 외적 공로에만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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