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초등생’ 수사 점점 미궁으로

  • 입력 2004년 2월 6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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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서 놀다 사라진 부천 초등학생들이 시체로 발견된 지 7일째로 접어들었으나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아직까지 뚜렷한 용의자나 범행동기 등 사건의 실마리를 풀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채 수사가 원점에서 맴돌고 있는 것.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부천남부경찰서는 6일 "숨진 윤기현군(12)과 임영규군(11)이 지난달 14일 실종된 이후 광범위한 탐문수사를 벌였으나 특별한 제보나 목격자를 찾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현재 확보한 단서와 신빙성 있는 제보는 단 2건.

경찰은 지난달 30일 윤군 등의 시체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물결무늬 발자국을 발견했으나 신발 밑창으로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사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 윤군 등이 실종당일 오후 9시45분경 가톨릭대 앞에서 30대 남자를 따라 가는 것을 봤다는 김모군(11)의 진술 외에 이 남자와 두 초등생을 함께 목격했다는 제보를 입수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경찰은 4일 윤군 등이 다닌 D초등학교 5, 6학년생 300여명을 소집해 두 초등생에 대한 목격 여부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7명이 사건 당일 윤군 등을 봤다고 답했지만 모두 김군이 마지막으로 목격한 시점 이전에 두 초등생의 행적을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앞서 3일에는 부천의 모든 지역에서 임시반상회를 열었지만 아무런 제보도 얻지 못했다.

이밖에 실종 당일 이후 수사본부에 직접 접수된 10여건의 제보에 대해 조사한 결과 모두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은 범인이 두 초등생을 인적이 드문 등산로를 따라 산 깊숙이 유인한 뒤 살해했기 때문에 결정적인 제보가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범인은 단독 면식범이며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을 것으로 보고 주변인물의 당일 행적과 전화통화 내역 등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탐문수사를 벌여 왔으나 소득이 없었다"며 "윤군 등을 잘 아는 주변인물이나 불량배 등으로 범인의 윤곽을 좁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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