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100배 즐기기]<3>테마를 찾아라①

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실 장천리1호분(복제품) 내부의 고구려 벽화. -권주훈기자

1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내 화폐금융박물관. 눈 밝은 한 어머니가 아이에게 연거푸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옛날 동전은 가운데에 구멍이 있는데 지금은 왜 구멍이 없을까?”

“10만원짜리 돈을 만들면 어떤 위인의 얼굴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니?”

이처럼 특정 테마를 정해 박물관을 관람하면 아이들의 관심이 더욱 커진다.

중국이 자국 역사라고 주장하는 고구려, 10만원권 발행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화폐, 독도 우표를 통해 본 우표의 역사, 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본 철도와 교통의 역사, TV 드라마 대장금에 나오는 전통의학 등 사회적 이슈나 화제에 맞는 박물관을 찾아보자.

또 옛사람의 성과 사랑, 옛사람의 몸치장, 왕실 사람들의 생활, 돌의 아름다움 등 자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들을 테마로 정해도 좋을 것이다.

● 고구려를 찾아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실에 가면 말로만 듣던 고구려 벽화고분을 만날 수 있다. 중국 지안에 있는 장천리1호분 내부를 실물 크기로 복원한 것. 화려하면서도 당당한 고구려 고분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고구려 사람들은 왜 무덤 안에 그림을 그렸을까’ ‘문 옆에 그려진 사람은 무슨 역할을 하나’ 등을 질문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박물관은 고구려 유물의 보고(寶庫). 아차산에서 발굴된 각종 고구려 유물이 전시돼 있다. 아차산은 고구려가 한강을 얻기 위해 백제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

아차산 보루(소규모의 군사 요새) 복원 조감도와 출토 유물을 보면서 당시 고구려 병사들이 어떻게 생활했을까 생각해 보고, 아차산에서 전사했다는 온달장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의 호기심이 고구려에 대한 관심으로 바뀔 것이다.

● 돈을 보면 역사가 보인다

돈은 모든 사람의 관심거리. 화폐금융박물관에 가면 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운데 구멍이 사라진 한국의 첫 동전을 찾아보고 구멍을 없앤 이유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1만원권엔 물시계(자격루)와 경회루, 5000원권엔 벼루, 1000원권엔 투호, 10원짜리 동전엔 다보탑이가 등장한다. 왜 이것들을 돈에 표현했는지, 자격루와 경회루는 어떤 관계인지, 화폐에 나오는 인물과 문화재는 어떤 관계인지 등을 토론해 보면 좋다.

서울 중구 태평로 조흥금융박물관에선 화살촉 모양의 조선시대 전폐(箭幣)가 흥미롭다. 전폐는 평소 돈으로 사용하다 전쟁이 나면 화살촉으로 사용했던 것. 아까운 돈을 왜 화살촉으로 사용했을까 등에 관해 얘기해 보자.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어린이박물관에선 돈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 우표의 역사, 우표속의 문화재

1884년 개화파가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서울 종로구 견지동 우정총국엔 체신기념관이 있다. 전시 유물이 많지 않지만 독도 우표를 비롯해 올해 발행할 우표가 전시돼 있다. 우표 그림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신라금관, 삼국시대 토기, 고려청자 등 문화재와 갓, 패랭이 등 전통 유물이다. 중구 남대문로 서울중앙우체국에 있던 우정박물관은 공사 관계로 최근 충남 천안시로 임시 이전한 상태. 대신 사이버우정박물관에 들어가면 조선 말부터 지금까지 우표와 엽서 등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가볼 만한 박물관
박물관	위치	홈페이지	휴관일	문의(02)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경복궁 내	museum.go.kr	월요일	398-5000, 5072∼9
서울대박물관	서울 관악구신림동 서울대 내	museum.snu.ac.kr	일요일21∼25일	880-5333874-5693
화폐금융박물관	서울 중구 남대문로한국은행 내	museum.bok.or.kr	월요일21∼23일	759-4881∼2
조흥금융박물관	서울 중구 태평로	없음	일요일21∼23일	738-6806
삼성어린이박물관	서울 송파구 신천동	www.samsungkids.org	월요일22일	2143-3600
체신기념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없음	연중무휴	734-8369
사이버우정박물관		postmuseu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