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비상급수시설 용수 절반이상 '음용불가'

  • 입력 2004년 1월 14일 0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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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재난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해 만들어진 광주시 비상급수 시설 용수의 절반 이상이 사람이 마시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은 13일 “최근 도심지 민방위 비상급수 시설 130곳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 66곳(51%)이 대장균 등 각종 세균에 오염돼 ‘음용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일반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된 시설은 33곳이다. 이 시설의 물은 소독하면 식수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암모니아성 질소, 질산성 질소 등이 나온 33곳 시설의 물은 소독하더라도 사람이 마실 수 없는 상태여서 상수도 파괴 등 비상사태 때 주민들이 마실 물을 구하는데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음용불가’ 판정을 받은 시설의 대부분은 지난해 9월 실시한 수질조사에서도 같은 판정을 받은 곳이어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비상급수 시설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시설을 관리해야 할 각 자치구는 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검사 결과를 시 민방위부서에 제때 보고하지 않거나, 시민에게 공개하지도 않는 등 비상급수 관리체계가 전반적으로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치구별로 마시기 어려운 급수시설은 서구가 소년분류심사원, 상공회의소, 상록회관, 송원전문대, 양동초교 앞, 쌍촌마을앞, 서구 어린이집 등 12곳으로 가장 많고 남구는 구동체육관, 숭의학원, 무진중, 동신대한방병원, 동진맨션 등 8곳이다.

동구는 계림초교 산수초교 동진맨션 등 3곳이며 북구는 용봉국민주택 용봉동공원 운암아파트 오치놀이터 등 4곳 , 광산구는 광주보건대 시설이 각각 음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대장균군, 암모니아성 질소, 질산성 질소, 일반세균 등 7개 항목에 걸쳐 이뤄졌다.

광주=김 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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