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중구 새 공원 '作名 진통'

  • 입력 2003년 12월 16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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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민주기념공원인가, 중앙청소년 공원인가.’

대구 중구 공평동 옛 중앙초등학교 터에 조성되고 있는 공원의 이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옛 중앙초등학교(수성구 만촌동으로 이전)의 부지 4000여평을 사들여 2001년부터 공원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대구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이 공원은 이달 말 완공을 앞두고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이 사업에는 국비 110억원 시비 152억원과 민자 등 300여억원이 투입됐으며 분수와 광장, 산책로, 지하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졌다.

그러나 완공을 며칠 앞둔 이 공원 이름 제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어 대구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2·28민주기념공원으로 불려야’=사단법인 2·28대구민주운동 기념사업회는 2·28 민주의거의 정신과 시민의식을 기리기 위해 2.28민주기념공원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

사업회는 특히 1999년 2월 당시 문희갑 대구시장이 2·28민주의거 39주년기념 행사에서 옛 중앙초등학교 터를 ‘2·28민주의거 기념공원’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선포하면서 사업이 시작됐고 이에 따른 국비지원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업회 관계자는 “2·28민주기념공원으로 이름이 지어지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대구가 대한민국 건국이념인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았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공원은 대구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기념공원과 함께 대구의 민주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60년 2월 28일 이승만 독재체제에 항거, 대구에서 일어난 2·28 학생운동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민주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앙청소년공원으로 해야’=중앙초등학교 총동창회와 지역 시민단체들은 공원이 있는 곳이 옛 중앙초등학교 터라는 점을 지적, 2·28민주기념공원이라는 명칭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가 있던 터가 공원으로 개발돼 앞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역할이 기대된다며 ‘중앙청소년공원’이라는 명칭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한 옛 중앙초등학교 부지는 1905년 대구아사히공립 심상소학교가 설립된 지역의 근대적인 공교육 발상지라는 전통과 상징성이 깃든 만큼 공원 명칭에 청소년문화 공간의 의미가 담겨야 한다는 입장.

안종호 중앙초교 문화공간화 범시민협의회 집행위원장은“중앙초등학교 터는 2·28학생운동의 역사적 현장과도 거리가 멀고 주변환경과도 어울리지 않아 적절치 않다”며 “만약 2·28공원으로 지정되면 현재 달서구 두류공원에 있는 2·28기념탑과 공원 명칭이 분리되는 기이한 결과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시 입장=시는 현재 (가칭)2·28청소년공원으로 잠정 결정한 공원의 이름을 이달 말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양측의 의견과 학계 전문가 등의 여론을 수렴, 공공용물 명칭 제·개정 심의위원회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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