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가톨릭大 예술학 전공학생들 성금 기탁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8시 50분


코멘트
“은근히 삶을 지탱하는 뿌리가 예술 아닐까요.”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예술’이라는 말을 떠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대구가톨릭대 예술학 전공 학생들이 예술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것은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예술학은 서울 홍익대와 함께 대구 경북에서는 유일하게 이 대학에 개설돼 있다.

예술학 전공 학생들은 17일 대학본부에 ‘이웃돕기에 써달라’며 17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교내 화랑에서 개최한 미술품 경매 행사의 수익금 일부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교내 미술품 경매전은 미술품을 일반인과 연결해주는 조그만한 가교 역할을 하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올해는 지역 작가 40명이 90여점을 출품, 이 가운데 81점이 팔렸다.

이 대학 정순복(鄭淳福)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해 마련한 경매전은 지역의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역할도 해내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지역민들이 미술품과 가까워지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예술 강좌는 다양한 문화예술에 관한 고급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지역에서는 드물게 큐레이터 양성과정을 개설하고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초빙해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고 있는 것.

5월에는 일본 후쿠오카시 미술관의 오자키 나오히토(尾崎直人·54)씨를 초청했다. 그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 예술전시관이 주민들의 호응을 받으려면 단순한 전시행사를 넘어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20일 예정(오후2시 조소관 301호)된 우리나라 미술사학계의 거장 최완수(崔完秀·61·서울 간송미술관 연구실장) 선생의 ‘조선왕조 진경산수화’ 강연도 관심을 모은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늘 한복을 입는 최완수씨는 이번 강연을 통해 ‘우리 문화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줄 예정이다. 권희경(權熹耕·63) 주임교수는 “지역의 예술기반이 많이 부족한 편이지만 예술을 생활 가까이 다가가게 하려는 학생들의 개척 정신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