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뇌염 생백신 재고 바닥…추가접종 어린이들 ‘발동동’

  • 입력 2003년 9월 5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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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뇌염 경보가 발령 중인 가운데 지난해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일본뇌염 생백신이 바닥나 추가접종 대상 어린이들이 접종을 받지 못해 부모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H제약회사는 5일 “지난해 수입한 일본뇌염 생백신 ‘씨디제박스’가 8월 15일로 유효기간이 만료돼 시중에 있던 제품을 모두 수거했으며 추가수입이 지연돼 2004년 2월경에야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생백신은 중국산으로 H제약회사가 지난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수입허가를 받아 들여온 뒤 모두 50만명의 어린이에게 접종했다.

생백신 접종자가 많은 이유는 다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처음 접종을 받으면 1년 뒤 재접종을 받고 6세 때 추가접종을 받는 등 접종 횟수가 세 번에 불과해 기존에 이용하던 사백신의 접종 횟수(5회)보다 적기 때문.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생백신의 공급 차질로 지난해 8월 15일 이후에 생백신을 접종받아 1년 뒤 재접종이 필요한 어린이들이 추가접종을 못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보건당국의 지침이 없어 소아과의사들이 생백신 대신 다시 사백신 접종을 권하거나 생백신이 수입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등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

주부 최모씨(33·서울 종로구 혜화동)는 “지난해 8월 생백신을 맞힌 세살난 아들을 데리고 동네 소아과 네 곳을 다녔지만 어느 곳에도 생백신이 없었다”며 “네 곳 중 세 곳은 사백신을 권했고 한 곳은 ‘기다려보자’고 말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소아감염병학회 손영모(孫英模) 부회장은 “현재로는 추가접종자가 생백신을 기다리는 방법과 사백신으로 다시 시작하는 방법 외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현재 보건소에서는 사백신을 권장하는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생백신과 관련해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생백신은 독성을 없애거나 약하게 한 상태로 살아 있는 균 또는 바이러스로 만든 것이고 사백신은 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여서 만든 백신이다. 일반적으로 생백신이 면역성도 길고 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감 예방백신이 대표적인 사백신이고 결핵 백신은 생백신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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