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병충해…적조 확산, 농민도 울고 어민도 울고

  • 입력 2003년 8월 19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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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은 병충해 때문에 울고 어민들은 가격 폭락으로 시름에 젖고…’

6월말부터 계속된 장마와 일조량 부족으로 농촌 들녘에 병해충이 급속하게 번지면서 농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벼 뿐만 아니라 고추와 참깨 등 밭 작물과 과수 피해도 심각하다.

어촌은 멸치 값 폭락에다 활어 판매 부진, 양식 새우 집단 폐사 등 악재가 겹쳐 힘든 여름을 나고 있다.

▽병해충 극성=전남지역 벼논과 고추밭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14일 병충해 경보가 발령돼 비상 방제가 실시되고 있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병충해 발생 면적은 홍명나방 4만58ha, 벼멸구 1만222ha, 잎도열병 278ha 등으로 집계됐다. 전국 재배면적의 25%인 고추도 잦은 비와 고온 등으로 탄저병이 급속히 확산돼 30∼40%의 감수가 예상되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병충해 발생면적은 지난해보다 3만ha 늘어난 4만8500ha.

남원, 순창 등 산간지역에서는 저온으로 인한 벼 불임현상으로 1100ha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과수 피해도 심해 포도 명산지인 김제시 백구면의 경우 올해 초 동해(凍害)에다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등으로 전체 재배면적 330ha 가운데 180ha에서 나무가 죽고 열매가 열리지 않아 이달 말로 예정된 포도축제가 취소되기도 했다.

▽어민들도 울상=남해안 멸치잡이 어민들은 풍어에도 불구하고 멸치 값이 폭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멸치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전남 여수지역에서는 3년 연속 멸치잡이가 호황을 보이면서 재고량이 쌓여 가격이 지난해보다 30∼40% 폭락했다.

2kg 박스당 위판가격이 상품(上品)이 올해는 9000원으로 지난해 1만9000원의 47.3% 수준으로 하락했고, 중품은 5000원으로 35.7%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새우 양식어민들은 더 큰 시름에 잠겨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결과 전남지역 210개 새우양식장(974ha) 가운데 16.7%인 35개 양식장에서 흰반점바이러스로 인해 대하(大蝦)가 집단 폐사해 32억8000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13일부터 남해안 일대에 발생한 유해성 적조로 가두리 양식장 어민들도 초긴장 상태다. 비와 일조량 감소로 소강상태를 보이던 적조가 이번주 밀도가 높아지면서 내륙 쪽으로 밀려들 것으로 보여 황토를 뿌리는 등 피해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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