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휴가철 '쓰레기 몸살' 언제까지…

  • 입력 2003년 8월 6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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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가 절정을 맞으면서 영남권의 피서지가 쓰레기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각 지방차지단체들은 피서지마다 별도의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피서객들에게 전용쓰레기 봉투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실종된 시민의식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부산: 국내 최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7월 발생한 쓰레기는 116.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t이나 늘어났으며 특히 바다축제가 열린 이달 3일에는 80만 명의 피서객이 몰리면서 하루 동안 18t의 쓰레기가 발생했다.

송정과 광안리 일광 다대포 등 6개의 공설해수욕장의 경우도 하루 5∼10t의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다.

또 해운대 장산계곡과 기장군 장안사계곡, 금정산 등 주요 유원지에도 평소보다 많은 쓰레기가 발생해 해당 자치단체가 청소에 애를 먹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백사장에 쓰레기를 묻어 두거나 음식찌꺼기를 버리고 가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며 “피서문화의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울산: 울산의 주요 피서지인 일산과 진하해수욕장, 강동해변, 석남사와 대운산 계곡 등에도 제때 수거하지 않은 쓰레기로 인해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달 28일부터 울산지역 기업체의 하계휴가가 집중되면서 많은 피서객이 몰리고 있으나 쓰레기가 제때 수거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몽돌 밭으로 유명한 강동해변에는 쓰레기통조차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몽돌 밭 곳곳에 쓰레기가 나뒹구는 데다 하수처리장이 갖춰지지 않아 샤워장과 횟집 등에서 쏟아져 나온 오수가 그대로 바다로 유입돼 피서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석남사와 대운산 계곡 등에는 쓰레기 수거차량이 들어갈 수 없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울산시는 피서지 청소 인력을 평소 29명에서 85명으로, 청소차량을 7대에서 23대로 늘려 하루 두 차례 이상 수거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한꺼번에 몰려든 피서객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경북: 포항, 경주,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의 해수욕장(26곳)과 이름난 계곡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수욕장에는 밤에 술을 마시거나 취사행위를 하면서 생긴 쓰레기가 아침이면 모래사장과 계곡 주위에 가득하고 음식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가는 얌체 피서객도 여전하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포항지역 해수욕장 7곳과 계곡에서 하루 발생하는 쓰레기는 50여t. 지자체는 ‘쓰레기 되가져가기’, ‘종량제 봉투 사용하기’를 외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해수욕장에 마련된 샤워시설도 문제.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을 따라 100여 곳의 샤워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오수처리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비눗물이 그대로 바다로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바다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편 시민단체에서는 “무한정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데도 한계가 있겠지만 자치단체의 홍보방법 변화, 분리수거 함 설치 등 종합적인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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