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이것이 궁금]<5>'조경'은 어떻게?

  • 입력 2003년 2월 1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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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 시작 지점의 조경 조감도. -사진제공 서울시
청계천 복원 시작 지점의 조경 조감도. -사진제공 서울시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의 한 간부는 “조경은 청계천 복원의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의 성패가 조경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많은 비용과 노력이 조경사업에 투입된다. 그러나 인간의 힘만으로는 원하는 대로 조경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이 추진본부의 고민. 복원된 자연환경에 동식물이 서식할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꾸민다=시는 약 6㎞의 복원구간을 2㎞씩 나눠 차별화할 계획이다. 복원 시작 부분인 태평로∼청계4가(1구간)는 도시적 이미지가, 청계7가∼신답철교(3구간)는 자연성이 강조된다. 청계4가∼청계7가(2구간)는 도시성과 자연성이 조화를 이루는 지역.

1구간엔 수중조명을 갖춘 폭포공원이, 2구간에는 동대문 패션타운과 조화를 이룰 징검다리와 수변 쉼터가 만들어진다. 3구간엔 도심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갈대와 물억새 등의 식물군락이 형성된다.

청계천 복원의 마지막 공정인 조경사업에는 전체 사업비(3600억원)의 20%가량이 배정돼 있다.

▽확정된 것은 없다=조경사업은 가장 유동적인 분야다. 기본계획은 방향설정일 뿐 설계 단계에서 모든 것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연성과 안전성은 최우선 고려 대상.

비용편익 분석의 편익항목은 대부분 환경개선 효과여서 자연성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자연성을 강조하는 이면에는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이 숨어 있다.

기본계획에 포함된 콘크리트 벽면과 저수호 안 녹화사업, 지상 녹화를 위한 플랜트 포트(Plant Pot·화분 모양으로 아스팔트를 뚫어 그 안에 나무를 심는 방식) 공법 등은 모두 만만찮은 작업이다.

또 모든 조경이 하천변에 설치되는 탓에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 웬만한 물살에 시설물이 견뎌야 하고 수중조명 등 전기시설도 안전이 우선이다.

▽확신하는 것은 매미뿐?=하천을 살리고 숲을 가꾸면 어류와 조류 등이 서식할 것이냐가 관심거리다. 추진본부는 물고기나 새 등 어떤 생물도 청계천에 방생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반딧불이를 풀어놓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번식 여부가 불투명해 보류했다. 대신 모든 것을 자연에 맡기기로 했다.

물고기의 경우 한강에 서식하는 붕어 피라미 미꾸라지 등이 중랑천을 거쳐 청계천까지 거슬러 올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류나 곤충은 남산이나 덕수궁 등에서 자연스럽게 청계천 지역으로 생태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고 있다.

추진본부 조오영(趙五泳) 환경사업팀장은 “서식을 장담할 수 있는 동물은 현재로선 매미밖에 없다”며 “그러나 도심과 자연의 조화를 극대화하면 청계천 복원을 넘어 도심 생태계의 복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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