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탐진댐 수몰지역 고인돌 보존 마찰

  • 입력 2003년 2월 11일 2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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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유물인 고인돌과 가마터 147기가 수몰위기를 맞으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문제지역은 전남 장흥군과 영암군 일대에 들어서는 탐진댐 일대.

장흥군과 주민들은 담수가 되면 고인돌과 가마터 등 고대 선사시대 유물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기 때문에 대규모 선사유적체험 공원을 조성, 유물을 옮겨 보존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수자원공사측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다.

올해 10월 탐진댐 담수를 앞두고 지난해 3월 목포대박물관이 수몰지역의 유적 실태를 조사한 결과 147기의 고인돌과 가마터, 집터 등이 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수자원공사측은 댐 하류인 부산면 지천리 일대 3000평 부지에 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해 수몰지역 고인돌을 옮겨 놓는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장흥군은 이 생태문화공원 부지가 협소해 발굴된 고인돌의 30∼50% 밖에 전시할 수 없다며 고인돌 공원을 보다 대규모로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장흥군은 유치면 원등리 일대 3만평에 고인돌과 가마터 등을 그대로 옮기고 수몰지역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선사유적체험공원 조성 계획을 세운 뒤 수자원공사측에 지원을 요청했다.

장흥군 관계자는 “3000평의 부지에 고인돌을 옮길 경우 많아야 30∼40기만 전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나머지는 수장될 수밖에 없다”며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수몰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차원에서라도 보다 큰 규모의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몰민인 유치면 주민 60여명도 “마을까지 물에 잠기는데 문화재 마저 수장돼서는 안된다”며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수자원공사 등에 탄원서를 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탐진댐건설단 관계자는 “공원 조성문제는 이미 2001년 군과 협의를 마친 사항인데다 유치면에 공원을 조성할 경우 100억원의 예산이 소요돼 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장흥=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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