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모래포집기 '砂丘되살리기' 효자

  • 입력 2003년 1월 21일 01시 32분


코멘트
모래의 유실을 막기 위해 설치한 ‘모래 포집기(捕集機)’가 해안지역의 사구(砂丘·모래언덕)를 되살리는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태안해안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지난해 초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삼봉, 기지포 등 두 해수욕장 사구에 모래 포집기를 3.2km에 걸쳐 설치한 결과 사구의 훼손이 중지되고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모래 포집기와 함께 탐방객 목재 통행로와 모래유실 방지시설인 그로인 등도 설치했지만 포집기가 가장 큰 효력을 발휘했다.

이번에 설치한 모래 포집기는 길이 1m의 대나무를 해안가에 지그재그로 촘촘히 박아 모래가 바람이나 파도 등에 휩쓸려 내려가는 것을 막는 형태. 1년여가 지나는 사이 거의 대나무 높이(90cm)까지 모래가 쌓였다.

사구의 훼손으로 자취를 감췄던 대표적 사구식물인 갯그령과 통보리사초 등이 보이기 시작했다.

갯그령은 모래가 쌓인 곳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식물이며 통보리사초는 갯그령에 이어 나타나는 식물. 사구가 새로 생기거나 성장하는 것을 반증할 뿐아니라 그 자체로 뿌리를 내려 모래의 유실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공원관리사무소측은 이에 따라 기지포와 삼봉 해수욕장의 경우 현재 쌓인 모래 위 또는 5m 가량 바닷쪽으로 진출한 곳에 포집기를 추가 설치하고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만리포 해수욕장 등 21개 사구(5㎢)에 대해서는 포집기를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해안사구는 해안 생태계의 보고이며 지하수 오염을 막아주는 등 환경적으로 중요한 데다 해일과 폭풍 등으로부터 해안 마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서해안에서는 모두 28곳의 사구가 확인됐으며 그 중 16곳이 태안군에 밀집돼 있지만 적지않은 사구들이 훼손된 상태였다.

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