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달구벌산책/"中후진타오는 이공계 출신"

  • 입력 2003년 1월 15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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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은 대학에서 수리공정을 전공한 후진타오(胡錦濤)를 총서기로 선출했다. 또 최고 권력기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9명 전원을 역시 이공계 출신으로 교체했다.

우리 사정은 어떤가. 초대 대통령부터 16대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이공계 출신이 전무했을 뿐 아니라, 국가경영의 큰 틀을 짜는 중앙부처의 경우도 이공계 출신은 거의 없고 이공계와 관련 보직까지 비전공자인 일반직 공무원이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문성이 결여된 정책이 양산되고 그 업무를 맡지 못하는 기술관료는 승진에 밀리기 일쑤여서 업무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모든 산업이 발달하려면 토대가 되는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한다. 이런 분야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민간부문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정부조직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조직 내에서 기획, 예산, 감사, 인사분야 등 이른바 힘있는 부서는 그대로 두거나 구조조정을 하는 시늉만 하고 토목, 건축, 농정, 산림 등 기술관료가 맡고 있는 힘없는 부서만 대폭 축소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부처 산하 기관인 연구원이나 연구센터 같은 두뇌집단이 집중적인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고 한다. 공직사회가 이런 식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이공계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기술직 관료가 중용되지 못하는 이유로 사물을 보는 시각이 좁고 지나치게 전문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조직을 통합 조정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는 기술직 관료를 배제하기 위한 예단일 뿐이다. 중국이 후진타오를 총서기에 임명한 것도 이런 반증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정웅<대구시 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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