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대공원 ‘금강송’ 죽어간다

  • 입력 2002년 12월 26일 18시 28분


울산대공원에 옮겨 심어진 강원도 산 ‘금강송’ 가운데 20% 가량이 고사한 것으로 드러나 관리를 맡고 있는 울산시와 시공사인 ㈜SK간에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울산대공원에 소나무 2000여 그루를 심었으며 이 가운데 380여 그루는 강원 강릉의 도로공사 현장에서 이식한 것이다.

대부분 키 30여m, 둘레 30㎝인 이들 소나무는 남부지방에서는 드물게 훤칠한 모양새 때문에 울산대공원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들 소나무는 9월부터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다 이미 80여 그루(21%)가 고사했으며, 30여그루도 말라죽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자칫 강원도에서 이식한 금강송이 모두 고사할 우려도 있다.

울산대공원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울산체육공원(옥동)과 문화공원(달동), 울산역광장(삼산동) 등의 소나무는 아직까지 별다른 이상이 없어 울산대공원의 소나무들이 관리부실이나 부실시공에 의해 고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와 시공사인 ㈜SK측은 23일부터 고사된 나무를 뽑아내고 고사 직전의 소나무에는 영양제와 살균제를 주입하는 등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시의 의뢰를 받고 현장을 둘러본 서울의 한국나무종합병원 이희봉(李喜奉) 대표는 25일 “피해가 많이 진척돼 있어 소나무 고사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토양과 뿌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원인을 밝혀내려면 10일 가량 소요된다”고 밝혔다.

한편 박맹우(朴孟雨) 시장은 24일 “울산대공원에 이식된 소나무가 고사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소재를 밝힐 것”을 지시했다

울산대공원은 지난 97년부터 시가 부지매입비 427억원을 대고, SK㈜가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공사비 1000억원을 투입해 옥동 일원 110만평에 2005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중인 도심공원. 수영장과 옥외공연장 등을 갖춘 1단계 구간 33만평은 월드컵대회를 앞둔 지난 4월 개장됐다.

※사진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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