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목포명물 '세발낙지' 사라진다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8시 49분


전남 목포의 명물인 ‘세발낙지’가 사라지고 있다.

22일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계속된 서남해안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지면서 포획량이 해마다 크게 줄고 있다. 최근에는 여수 고흥산 또는 중국 등 수입품으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이 가늘다(細)’는 뜻에서 이름 붙은 ‘세발낙지’는 다른 지방에서 집히는 ‘배(船)낙지’와 달리 주로 갯벌에서 손으로 잡는 것이 특징. 목포 등지에서는 살아 있는 상태로 그릇에 담아 내 온 20㎝ 안팎의 세발낙지를 젓가락에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 통째 먹는데 식도락가들은 “이런 식으로 먹어야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세발낙지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갯벌잠식으로 서식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 특히 초보적인 보존대책도 없어 무차별 남획이 방치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높게 형성되자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 고대구리로 싹쓸이 조업에 나서는 경우가 빈발해 청정 개펄이 마구잡이로 파헤쳐지고 있다.

더욱이 낙지알이 부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겨울철에도 무차별적 채취행위가 계속돼 자원고갈마저 우려되고 있다.

수산전문가들은 최소한 산란기만은 금어기로 지정해야 자원을 보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기초생태조사 및 자원량 조사 마저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목포해양수산청이 98년 시작한 인공양식 실험에서도 부화과정까지는 성공했으나 낙지끼리 잡아 먹는 ‘공식(共食)현상’ 등을 규명하지 못한 채 결국 실패해 대량 생산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이같은 세발낙지 품귀현상을 틈타 중국산이 대거 밀려들고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목포지원에 따르면 올해 목포에 반입된 중국산 냉동, 냉장낙지는 7t에 이르고 인천 부산 등 타 지역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품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는 신안, 고흥군을 중심으로 내년 1월부터 낙지 자원량을 조사할 예정이며 그 결과에 따라 금어기 지정 등 종합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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