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2개 함몰·구멍 발견…‘개구리소년’ 유해1구 윗옷없어

  • 입력 2002년 9월 29일 18시 25분


“와룡산에 유골 있다” 제보자 몽타주
“와룡산에 유골 있다” 제보자 몽타주
‘개구리 소년들’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달서경찰서는 29일 소년들의 두개골 2개에서 함몰된 부위와 구멍을 발견, 이것들이 소년들의 사인과 관련이 있는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경찰은 또 1차 복원된 유해 1구에서 상의가 발견되지 않아 이들이 제3의 장소에서 살해된 뒤 와룡산으로 옮겨져 암매장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28일 오후 경북대 의대 해부학 실험실에서 열린 발굴유해 설명회에서 경북대 법의학팀(단장 곽정식·郭精植 교수)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1개의 두개골 위쪽 부위에 가로 3㎝, 세로 1㎝ 크기의 함몰 부위가 발견됐으나 자연적인 부패에 의한 손상인지,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인지는 정밀 조사해 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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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팀은 “또 다른 두개골 왼쪽 관자놀이 부분에 손톱 크기의 구멍이, 반대편 얼굴뼈 부분에 동전 2개 크기의 구멍이 발견됐으나 총상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의학팀 관계자는 “총상에 의한 두개골 손상이라면 탄두가 들어간 부분과 나온 부분 주변에 금이 생기면서 함몰되고 솟아나는 부분이 생기지만 이 두개골에서는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총상에 의해 함몰되거나 금이 간 머리뼈 부위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외부 충격에 의해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은 남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년들의 유족들은 “함몰되거나 구멍이 난 두개골이 발견된 것은 아이들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타살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법의학팀 곽 단장은 “육안감식 결과 현재까지 유해에서 타살을 입증할 만한 외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방사성동위원소 및 토양 검사, 혈흔반응 검사를 진행 중이며 사인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한 달가량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공개된 조호연(趙浩衍)군의 유해에서 잠바로 추정되는 상의가 발견되지 않은 점을 중시, 소년들이 다른 장소에서 살해된 뒤 옮겨지는 과정에서 상의가 분실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29일 오후까지 유해발굴 현장과 부근에서 146발의 탄두를 발견, 감식한 결과 M16소총의 총알 탄두 등 현재 군에서 사용 중인 실탄 6종의 탄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되기 하루 전인 25일 오후 3시경 모 신문사 사옥 앞에서 “왜 개구리 소년에 관한 기사를 쓰지 않느냐”고 항의한 40대 남자의 몽타주를 만들어 29일 전국에 배포했다.

몽타주의 남자는 165∼170㎝의 키에 통통한 체격으로 갸름하고 검은 얼굴에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이 남자가 이날 오후 5시경 이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대구 와룡산에 가면 개구리 소년 5명의 유골이 묻혀 있다”고 제보한 사람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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