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공급 줄고 가격폭등 ‘모래 大亂’

  • 입력 2002년 9월 19일 20시 40분


건설현장에 모래가 모자라 아우성이다.

낙동강 유역 경남 북의 모래채취가 8월의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차질이 생긴데다 바다 모래를 공급해 온 전남지역에서도 모래채취 허가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시중의 모래 가격은 올 초보다 2배 가량 오르는 등 파동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19일 경남도 레미콘조합 등에 따르면 낙동강 모래를 공급해온 상당수 채취장의 허가기간이 만료된데다 강물이 불어나 채취가 한달 가량 중단된 데다 수해복구 현장의 수요도 급증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는 것.

경남도는 올해 김해와 밀양, 창녕 등 15곳에 238만㎥의 강변 모래채취를 허가했다. 앞으로 허가 가능한 양은 175만㎥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수요에는 크게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낙동강 모래의 경우 하천에 미치는 영향과 환경성 검토 등의 절차를 거치는데 많은 시일이 걸려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레미콘 업체에 공급되는 모래는 수송 거리가 먼 곳의 경우 ㎥당 올초 1만1000원선에서 2만원 이상으로 올랐으며 매입량이 적은 벽돌업체 등은 ㎥당 3만원에도 구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경남도레미콘조합 구승욱(具勝旭) 총무는 “모래를 구하기 위해 전남과 경북 등지로 원정을 가고 있다”며 “일부 학교 공사 등은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남지역도 바다 모래 채취 허가가 중단되면서 골재파동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신안군이 지난달 16일부터 바다환경과 어장보호를 이유로 바다 모래의 신규 채취 허가를 중단한데 이어 해남군도 16일 채취 허가를 보류키로 했다. 진도군 역시 당초 고시된 바다 모래 528만㎥ 가운데 절반만 신규로 허가를 내줄 방침이다.

이에 따라 목포 신외항 건설공사의 배후부지 매립이 지난달 18일부터 중단됐다. 배후부지 매립공사에는 총 180만㎥의 바닷모래가 필요하나 현재까지 50만㎥만 투입됐을 뿐 130만㎥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골재 파동이 장기화 될 경우 전남 신(新)도청 공사를 비롯해 무안 국제공항, 호남선 전철화 등 대형 국책사업도 차질이 우려된다.

경북 칠곡군의 경우 채취장 7곳 중 집중호우로 진입로가 끊어진 1곳을 제외한 6곳은 정상운영되고 있다. 왜관 등지의 채취장에는 덤프트럭이 수백대가 장사진을 치고 있으며 모래를 싣기 위해 3시간씩 기다리는 형편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산과 대전, 경남 등 외지 건설업체 차량이 많이 찾아온다”며 “건설 경기가 살아나고 수해복구로 모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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