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보고서]환경질 10년간 되레 악화

  • 입력 2002년 8월 11일 18시 36분


지난 10년간 환경질 개선을 위한 엄청난 투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환경질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11일 ‘2001년 한국의 환경신호등-한국 환경질 변화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국내 환경을 15개 부문, 28개 환경측정지표를 바탕으로 최근 10년간 조사한 것으로 환경질 변화를 적색 황색 녹색 등 신호등 색깔로 나타낸 결과 28개의 지표 중 13개가 ‘적색’으로 분류됐다.

적색 신호 지표로 선정된 것은 도시화율, 오존경보, 폐암사망률, 화석연료소비, 재생에너지 비율, 자동차 등록대수, 경차 판매량, 자연재해 피해 정도, 환경재해, 적조발생, 산림면적, 경작면적, 유전자조작식물(GMO) 보급량 등이었다.

자동차 등록대수의 경우 1990년 339만5000대에서 2000년에는 1205만9000대로 무려 3배나 급증했으며 반면 2000년 경차 보급률은 6.6%로 이탈리아의 45%, 일본의 26%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

측정지표가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보인 녹색신호에는 아황산가스와 쓰레기 발생량, 연안수역 오염도, 목재수입량, 비료사용량, 친환경쌀 재배면적, 지방의제21 참여정도, 환경NGO 증가율 등 9개 지표가 선정됐다.

프레온가스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4대강 수질오염도, 국제환경협약 가입정도, 환경오염방지 지출, 농약사용량 등 6개 지표는 불확실한 경향을 보여 황색신호로 평가됐다.

녹색연합은 경제와 사회, 환경 등의 현황을 나타내는 정부의 각종 통계자료를 토대로 대표적인 측정지표를 마련, 우리나라 환경질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이 같은 환경신호등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녹색연합 김타균 정책실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정부의 정책결정에서 경제개발과 정치논리가 환경보다 우선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경향은 결국 국민의 삶의 질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적색신호로 표시된 지표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환경상황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는 사후처리의 환경정책에서 과감히 탈피해 사전 예방적인 차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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