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을 아시나요]과거-현재 공존 문화-쇼핑 벨트

  • 입력 2002년 5월 24일 23시 15분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신포동 문화의 거리를 지나 경동사거리에 이르는 2㎞ 남짓한 거리에는 인천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이른바 ‘중구 문화 벨트’다.

자유공원을 중심으로 중구청 일대에는 1892∼1920년 사이에 건축된 50여채의 건축물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건축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이곳에서 조금 벗어난 신포 문화의 거리는 새롭게 단장한 뒤 유명 브랜드의 옷가게 200여개가 들어차 있고 다시 길을 건너면 ‘웨딩거리와 가구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렇듯자유공원∼신포문화의거리∼배다리사거리로이어지는 신구(新舊)조화의 문화·쇼핑 벨트가 최근 인천의 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길거리 ‘건축 박물관’〓100년이 훨씬 지난 오늘까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건축물은 일본 58은행 인천지점(현 중구 요식업조합 사무실), 구(舊)제물포 구락부(현 인천문화원), 답동성당(사적 287호) 등이 손꼽힌다.

일본 58은행 인천지점은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1892∼1894년 사이에 일본에서 벽돌 등을 직접 가져와 지은 것이다. 프렌치 르네상스식 2층 건물로 외부에는 목조 발코니, 지붕에는 비늘 모양의 동판을 올린 것이 특징.

인천문화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구 제물포구락부 건물은 1901년 6월 22일 인천에서 살고 있던 미국 일본 러시아인들이 사교장으로 지은 건물. 벽돌로 된 2층 양철 지붕 건물로 내부에는 사교실, 도서실, 당구대 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문화원 강당으로 바뀌었다.

답동성당은 1893년 임시 성당을 건립한 뒤 1895년 8월 11일 성당 정초식을 갖고, 1897년 고딕양식의 성당을 준공했다. 정면 중앙의 탑상부와 양측 철탑의 상부에는 뾰족 돔을 얹어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신포 문화의 거리〓서울의 명동과 압구정동을 절묘하게 모아 옮겨 놓은듯한 신포 문화의 거리는 ‘인천의 명동’으로 불린다. 전국적으로 150개 체인점을 갖고 있는 신포우리만두와 쫄면의 발상지.

지난해 입구 아치부터 파파이스에 이르는 1.5㎞ 구간의 전선 지중화와 컬러 아스콘 포장작업을 마친 뒤 새로운 거리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이전에는 장사가 되지 않아 60∼70개 점포가 비어 있었지만 현재는 빈 점포가 없다. 상인들은 월드컵 대회를 맞아 6월 1일 신포거리축제를 연다.

신포상가연합 김임곤회장은 “신포문화의 거리에선 정장이나 캐주얼 의류를 백화점에서보다 평균 20∼30%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며 “지금도 젊은층을 위한 먹거리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동사거리∼산업은행에 이르는 300m 구간에 200여개의 유명 브랜드 의류점포가 빼곡이 들어서 있다.

▽웨딩거리〓경동 파출소에서 인천기독병원 사이에 있는 웨딩거리는 98년 ‘인천 결만사’란 웨딩숍이 처음 생긴 뒤 현재 대형 웨딩숍 8개가 성업중이다. 일부 고가구점들이 업종을 바꿔 웨딩숍을 낸 경우도 있다. 신부드레스, 메이크 업, 야외 촬영, 턱시도, 원판, 스냅사진, 비디오 등 결혼과 관련된 토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총 220만∼280만원 정도. 미용실, 여행사 등 웨딩과 관련된 업체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인천의 신촌’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가구거리〓기독병원에서 배다리 사거리까지 20여곳이 몰려 있다. 한국전쟁 직후 53년부터 가구점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고 인천시민은 물론 김포 부천 강화 등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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