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한자교육 재촉구

  • 입력 2002년 5월 16일 18시 37분


전직 교육부장관 등이 주축이 된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가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교육을 실시할 것을 다시 촉구하고 나섰다.

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명예회장 민관식·閔寬植)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강연회를 갖고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4월 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초등학교 한자교육 실시를 건의한 역대 교육부장관 13명 가운데 5명이 연사로 나섰다.

민 회장은 강연을 통해 “우리말 어휘의 70% 이상이 한자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한자를 제대로 배우자는 것은 국어를 잘하자는 것과 같다”며 “영어교육 열풍으로 한글이 소외당하는 것은 모른 체 하면서 한자교육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이혁(權彛赫) 전 장관도 “한글과 한자는 새의 두 날개이고 수레의 두 바퀴”라며 “표음문자인 한글과 표의문자인 한자를 조화시켜 올바른 우리 국어를 찾아야 한다”며 강조했다.

서명원(徐明源) 전 장관은 “어린이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쉬운 한자를 거듭해서 가르치는 등 효과적인 교육방법과 교재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한자교육 준비를 촉구했다.

문용린(文龍鱗) 전 장관은 “한자 혼용교육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이해하고 바라다 볼 수 있게 창문을 열어두는 것”이며 “한자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전망 좋은 집에 창문을 열지 못하도록 못질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전직 장관들은 “초등학교 6년 동안 1000자 정도의 한자를 가르쳐야 하고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도 한자를 괄호 속에 병기해 어린이들이 한자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총연합회의 행사는 김 대통령에게 건의서를 제출한 이후 교육인적자원부가 한자교육 방안을 검토하는 듯하다가 사회적 파장 등을 우려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리한 데 따른 불만 표시라는 분석이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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