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련 "주5일근무 강행"

  • 입력 2002년 4월 28일 18시 05분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연맹은 7월부터 기준근로시간을 하루 8시간, 일주일 40시간으로 하는 주5일 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2일을 유급휴일로 하는 단협안을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한국노총과 경영자총협회 노동부의 노사정(勞使政) 3자가 진행하던 주5일 근무제 협상안보다 훨씬 강경한 요구안이다.

금융노련은 노사정의 합의에 의한 주5일 근무제의 법적인 시행이 어렵다고 보고 29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이 안을 관철시킬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 안에 따르면 또 월차휴가는 사용자가 지금처럼 한달에 하루씩 1년에 12일을 주고 연차휴가는 사용자가 전년도에 개근한 직원에 13일을 기본으로 제공하되 2년 이상 근무하면 일년에 하루씩 추가하며 생리휴가도 현행처럼 유급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 같은 단협안은 노사정위원회가 최근 제시한 조정안이 유급 주휴일은 지금처럼 하루(일요일)로 하고 월차휴가는 연차휴가로 통합하며 연차휴가(15∼25일)를 3년에 하루씩 추가하고 생리휴가를 무급화하는 것보다 노조에 훨씬 유리한 것이다.

금융노조연맹은 지부위원장들이 29일 오후 시중은행장 등 28개 금융기관장들과 처음으로 만나 노사교섭을 하기 앞서 이날 오전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5일 근무제를 위해 이러한 단협안을 쟁취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금융노조연맹 이용득(李龍得) 위원장은 “한국노총과 경총 노동부가 진행하던 주5일 근무제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기 때문에 금융노조가 단독 추진하게 됐다”며 “금융노조가 앞장서 주5일 근무제를 쟁취하기 위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경영계에서는 주5일 근무제 협상의 난항으로 주5일 근무제의 기준안이 없어 금융노조 등 힘이 센 노조를 위주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요구안이 나오는 등 혼란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 일각에서는 다양한 업종과 기업별 사정이 모두 다른데도 획일적이고 통일된 근무제도를 만드는 게 무리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편 노동계에서는 노사정위가 제시한 최종 시한(5월4일)을 앞두고 한국노총이 유리한 위치를 얻기 위해 금융노조를 내세워 더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과 한국노총과 경영계 내부의 견해차이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려 나오고 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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