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 농어촌 폐교 '흉물'로 방치

  • 입력 2002년 4월 25일 18시 08분


이농현상으로 농어촌지역에 폐교가 늘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농어촌 주민들은 폐교가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 되는 등 농어촌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으나 교육당국은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5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폐교(분교장 포함)된 도내 학교는 모두 586곳으로 이 중 250개교는 매각, 재산교환, 철거 등으로 처분됐고 85개교는 임대하는 등 35개교가 활용되고 있으나 전체 42.8%인 251개교는 방치되고 있다.

순천시 낙암녀 낙안초등학교 금산분교의 경우 99년 폐교된 뒤 관계당국의 관리부실로 유리창이 깨쳐 있고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폐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또 곡성군 삼기면 삼기초등학교 통명분교는 건물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고 운동장 구석진 곳에는 승합차가 버려져 있다.

이처럼 폐교가 방치되고 있는 것은 농어촌 지역 땅값은 싸지만 비싼 건축비를 들인 교실 값이 전체 매각 가격의 60%에 달해 대부분 교실보다는 토지를 쓰기 위해 폐교를 구입하려는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폐교 용도가 청소년 수련원 등으로 제한돼 있지만 인근 주민들이 마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설립을 반대해 폐교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대각대상, 임대 및 재활용 등으로 용도를 구분한 폐교 활용 안내 책자를 배포하고 인터넷에 게시하는 등 활용방안 마련하고 있으나 관련법 개정 지연 등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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