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가사노동 年169조원 가치

  • 입력 2002년 2월 28일 16시 20분


가정에서 이뤄지는 빨래 청소 등 가족 전체의 가사노동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여성부는 2000년 7월부터 6개월 동안 이화여대에 용역을 의뢰해 국내 가정의 ‘무보수 가사노동’ 가치를 환산한 결과 총 부가가치가 143조∼16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99년 국내총생산(GDP) 477조원의 30∼35.4%에 해당하는 것이다.

여성부 최만기 정책개발평가담당관은 “그동안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가치에 대한 평가는 있었지만 가계 구성원 전체의 가사노동 가치를 환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분석도구로 사용된 ‘위성계정(Satellite Account)’은 가사노동을 생산에서 제외하는 국민계정체계(SNA)와는 달리 가사노동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소비재를 투자로 파악한 것이 특징이다.

즉 가계를 시장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을 소비하는 ‘소비의 장소’로 보던 전통적 개념을 깨고 ‘서비스 생산자’로 파악해 연간 부가가치를 환산한 것.

예를 들어 밥을 지을 때 시장에서 구입한 쌀뿐만 아니라 주부의 노동력과 밥솥도 부가가치로 계산한다는 것이다.

가사노동 위성계정에 근거해 통계를 내면 여성 1인당 가사노동의 월평균 가치는 56만∼64만원 선이었다.

30대 여성의 경우 가장 높은 111만원을 기록했으며 남성은 9만∼15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산분할 청구권과 사보험, 국민연금 등 가사노동의 가치 측정과 관련한 개별 정책에 중요한 판단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스웨덴 등 선진국에서는 위성계정을 활용해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해 다양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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