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보다 실리" 대학선택 달라졌다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17분


올해 서울대 공대와 지방 국립대 의대에 동시 합격한 C군(19)은 고민 끝에 서울대 등록을 포기하고 지방대 의대를 선택했다.

서울대 정시모집 1차 등록률
모집단위2001학년도2002학년도
간호대73.857.6
경영대10097.2
공대90.681.7
농생대78.470.0
미대100100
법대10099.3
사범대95.589.6
사회대98.493.9
인문대97.096.8
자연대89.481.9
약대79.563.6
음대100100
의예97.398.6
치의예96.094.4
평균92.586.6

C군은 “공대에 입학해도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려면 다시 경쟁을 치러야 하고 졸업 후 취업도 어렵다”며 “지방대이지만 안정적인 직장이 보장되는 의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200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합격자 등록률이 89.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바람에 사상 처음으로 추가 모집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과거에는 ‘서울대’라면 학과를 불문하고 점수에 맞춰 지원했지만 이제는 ‘대학 간판’보다는 장래의 직업 선택에 유리한 학과를 찾는 ‘실리’를 따지는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같은 대학 선택 경향의 이면에는 최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이공계열 기피 현상도 큰 몫을 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취업이 우선〓서울대가 5일 2002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1차 등록을 마감한 결과 등록률이 2001학년도 92.5%에 비해 3%포인트 가량 떨어진 89.6%에 그쳤다.

과거 이공계열의 최상위권 학과군에 속했던 서울대 공대의 등록률은 지난해 90.6%에서 8.9%포인트 낮은 81.7%에 불과했다. 자연대도 89.5%에서 81.9%로 떨어졌다. 2001학년도 100%의 등록률을 보였던 경영대와 법대에서도 각각 4명, 1명의 미등록자가 생겼다.

이밖에도 △농대 70% △간호대 57.6% △약대 63.6% 등 이공계열 모집단위는 전체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저조한 등록률을 기록했다.

서울대 정시모집 등록률 변화
학년도등록률(%)
9893
9992.3
200091.5
200192.5
200286.6

C군은 “공대에 입학해도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려면 다시 경쟁을 치러야 하고 졸업 후 취업도 어렵다”며 “지방대이지만 안정적인 직장이 보장되는 의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200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합격자 등록률이 86.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바람에 사상 처음으로 추가 모집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과거에는 ‘서울대’라면 학과를 불문하고 점수에 맞춰 지원했지만 이제는 ‘대학 간판’보다는 장래의 직업 선택에 유리한 학과를 찾는 ‘실리’를 따지는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같은 대학 선택 경향의 이면에는 최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이공계열 기피 현상도 큰 몫을 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취업이 우선〓서울대가 5일 2002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1차 등록을 마감한 결과 등록률이 2001학년도 92.5%에 비해 6%포인트 가량 떨어진 86.6%에 그쳤다.

과거 이공계열의 최상위권 학과군에 속했던 서울대 공대의 등록률은 지난해 90.6%에서 8.9%포인트 낮은 81.7%에 불과했다. 자연대도 89.5%에서 81.9%로 떨어졌다. 2001학년도 100%의 등록률을 보였던 경영대와 법대에서도 각각 4명, 1명의 미등록자가 생겼다.

이밖에도 △농생대 70% △간호대 57.6% △약대 63.6% 등 이공계열 모집단위는 전체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저조한 등록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등록률이 낮은 것은 과거에는 서울대 출신이라면 무조건 대우해줬지만 이제는 취업과 관련 있는 학과 출신을 선호하는 채용 관행이 강해지는 것도 원인 중의 하나. 서울대 비인기학과보다는 차라리 학교 등급을 낮춰서라도 의대 경영대 등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실리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 신광여고 김정훈(金廷勳) 교사는 “최근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대학 이름보다는 의대 치대 한의대 등 인기학과를 지원하려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이공계 기피 심화〓올해 전체 서울대 미등록자의 31.8%가 공대 합격자 중에서 발생했다. 공대의 경우 지원자 수가 모집정원(694명)의 1.39배(967명)에 그쳐 수능 성적으로 모집정원의 2배수를 뽑는 1단계 전형마저 제대로 실시하지 못했다. 연세대의 정시모집 등록률도 67.1%로 저조했으며 이공계열이 60.4%로 가장 낮았다.

이에 비해 합격자의 85%가 서울대에 중복 합격한 고려대 의대의 경우 85.8%의 비교적 높은 등록률을 보여 대조적이었다. 경희대 한의예과와 의예과도 각각 93.3%, 94.2%의 높은 등록률을 보였다.

올해 서울대 공대에 등록한 H군(20)은 “복수 지원한 지방대 의대 2곳에서 모두 불합격하는 바람에 서울대에 등록했다”며 “명문대 공대와 지방대 의대를 동시 합격한 친구들 대부분이 의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이공계열을 기피하면서 고교 이과반도 해마다 줄고 있으며 이과에 지원해도 공대나 자연대보다 의대 등 인기학과에 집중적으로 몰려 ‘인재 편중’이 발생하고 학문간 균형 발전이 깨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98년 교차지원이 도입된 뒤 대학수학능력시험 자연계열 응시자 비율이 해마다 줄어 1998년 42%(37만5000명)에서 2002학년도 27%(19만9000명)로 크게 줄었다.

위기 의식을 느낀 서울대 이공계열 4개 단과대 학장은 6일 병역특례 정원 확대 등 이공계열 기피현상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했다.

서울대 공대 이장무(李長茂) 학장은 “이공계열 기피현상과 올해 전면 실시된 모집단위 광역화의 영향으로 공대의 등록률이 떨어졌다”며 “국가 경쟁력의 기본이 되는 이공계열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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