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한국 고교생 과학1위 창의력 꼴찌

  • 입력 2001년 12월 4일 18시 37분


우리나라 고교생의 과학 수학 읽기 등의 학업성취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위권이지만 최상위권 학생의 읽기 성취도는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적인 성적은 높지만 읽기나 수학에 대한 흥미도가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나타나 학생들이 하기 싫은 공부를 입시 때문에 억지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녀 학생 중에서 여학생은 읽기에서, 남학생은 수학·과학에서 앞섰으며 수학과 과학에서 남학생과의 점수 차이가 OECD 회원국 가운데서 가장 컸다.

OECD는 지난해 회원국 중 27개국 등 32개국의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결과를 4일 공개했다.

32개국에서 동시에 발표된 이번 조사에는 지난해 7월 고교 1년생(현재 고교 2년생) 4982명이 참여했으며 단순한 교육과정에 근거한 지식보다는 이를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소양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한국 학생 전체의 학업성취도는 읽기 6위, 수학 2위, 과학 1위로 3과목 모두 OECD 국가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읽기 영역의 5단계 수준 중 최상위인 5단계에 도달한 한국 학생 비율은 5.7%로 뉴질랜드(19%), 핀란드와 호주(18%) 등 보다 훨씬 적었고 순위도 21위에 그쳤다.

특히 국가별 최상위 5% 학생의 점수 비교에서 한국은 읽기가 20위에 머물렀고 수학은 6위, 과학은 5위로 떨어졌다.

우리와 교육문화가 비슷한 일본은 학업성취도가 읽기 6위, 수학 1위, 과학 2위로 우리나라와 비슷했지만 최상위 5% 학생의 성취도는 읽기 13위, 수학 2위, 과학 1위로 우리를 앞질렀다.

또 과목에 대한 흥미도와 자아개념,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물은 설문조사에서 한국 학생들은 최하위권이었다.

‘읽기(수학)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느냐’는 흥미도 조사에서 한국 학생들은 20개국 중 읽기와 수학부문에서 각각 19위에 그쳤다. ‘나는 읽기(수학)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자아개념도 20개국 중 꼴찌였다.

읽기에서는 여학생이, 수학과 과학에서는 남학생이 앞섰는데 읽기 점수의 남녀차는 OECD 국가 중 가장 적었으나 수학·과학에서는 가장 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허경철(許敬哲)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순 지식에서는 앞서지만 문제해결 능력 등 창의력 분야에서는 뒤지는 등 국내 교육방법의 문제를 엿볼 수 있는 자료”라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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