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신도시 고교평준화 특목고 열풍에 퇴색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9시 08분


성남시와 고양 부천시를 비롯해 안양권(안양, 과천, 의왕시) 등 경기도내 일부 지역에 2002학년도부터 적용되는 고교평준화 제도가 ‘입시과열 해소’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평준화된 고교를 피해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로 몰려들었고 인문계를 선택한 학생들도 소위 명문고로 불리는 학교에 대거 지원하는 등 ‘일류열풍’이 여전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목고 열풍〓일산 분당 등 신도시 학생들은 내년에 개교하는 고양시의 고양외국어고를 비롯해 서울과 경기지역 특목고에 대거 몰렸다. 대부분의 특목고는 시험과 자체 전형을 통해 이달 중순에 이미 내년도 신입생을 선발했다. 서울에 있는 한 외국어고에 합격한 김모군(16·고양시 일산구)은 “올 들어 특목고 진학을 위해 많은 친구들과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해왔다”고 말했다.

27일 고양시교육청에 따르면 일산신도시를 포함한 고양시내 중학교 3학년 중 수도권의 기존 과학고와 외국어고에 240명이 합격했으며 신설된 고양외국어고에도 237명이 합격해 모두 477명의 특목고 합격생이 배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수도권 특목고에 합격했던 학생(140명)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한편 일산의 K학원은 이달 말 현재 중학교 2학년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특목고 입시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 학원가에는 외고반, 과학고반 등 특목고 지망생을 위한 특별반이 종전과 다름없이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명문고 선호〓그동안 일산신도시에서 명문대 합격생 수가 가장 많았던 B고는 정원이 455명이나 1지망으로 이 학교를 선택한 학생이 1000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B고와 J고 등 상대적으로 ‘진학성적’이 좋았던 학교를 1지망으로 선택한 학생들도 정원을 크게 웃돌았다는 것. 또 분당신도시와 안양 과천 등지의 소위 명문교도 비슷한 추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준화제도가 도입되지만 소위 명문고에 진학하려는 열기는 전혀 식지 않았고, 오히려 성적이 모자라 종전엔 지원하지 못했을 학생들까지도 이들 학교에 지원하는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고양지역의 경우 특목고와 실업계 지원 등으로 지난해 339명이 탈락했던 인문계가 250명이나 미달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우려되는 부작용〓소위 명문고를 1, 2지망으로 지원한 학생들이 대다수인 데다 학교 배정은 학교와 거주지의 거리에 상관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상당수의 학생들이 희망 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낮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희망 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또 고양지역의 경우 일산신도시의 학교들에 학생들이 몰린 탓에 일부 일산의 거주학생들은 덕양구로 배정될 수밖에 없어 내년 2월 8일경 학교 배정이 끝난 이후 진통이 예상된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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