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군장성 인사 안팎]군단장 영-호남 2명씩…지역안배

  • 입력 2001년 11월 8일 23시 45분


8일 단행된 군단장급 이하 장군 정기 인사는 승진 및 보직이동 대상자가 100명이 넘어 근래 드물게 큰 규모로 이뤄졌다. 또한 ‘편중 인사’ 논란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지역 및 출신지별 배려를 한 흔적도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특히 4자리를 놓고 10여명이 경쟁한 군단장 인사에서 이러한 안배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군단장으로 보직 받은 새 인물들의 출신지역은 호남과 영남이 각각 2명. 권영기(權泳基·갑종 222기·경남 합천) 1군 참모장과 이희원(李熙元·경북 상주) 3군 참모장은 영남 출신이고, 김기성(金基成·전남 보성) 육군 군수부장과 권안도(權顔都·이상 육사 27기·전남 나주) 연합사 작전차장은 호남 출신이다.

그러나 호남과 영남을 의식한 나머지 그 밖의 지역 출신들이 손해를 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군사령관 승진 0순위로 꼽혀온 요직인 국방부 정책보좌관 자리에 차영구(車榮九·육사 26기) 육군소장을 기용한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 야전 경험은 부족하지만 군내에서 알아주는 미국통인 데다 정책전문가라는 점이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점수를 땄다는 후문이다.

국방정보본부장 겸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장에 권영재(權寧載·육사25기·경기 용인) 정보사령관이 임명된 것은 전문성을 중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양승숙(梁承淑) 육군본부 간호병과장을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시킨 여성장군 인사는 이번 인사의 최대 화제. 창군 53년 만에 처음으로 군장성 대열에 여군이 진입했기 때문이다.

양 대령은 신숙호(辛淑鎬) 국군간호사관학교장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간호사관학교장 당시 폐교 위기까지 몰렸던 간호사관학교를 존속시키기로 한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한 점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관계자는 “전체 여군 수가 2600여명에 불과해 2명 이상의 여성장군을 배출시키기가 곤란하다”며 “간호와 보병간에 번갈아 장군을 내거나 아니면 병과 구분 없이 자질 검증을 통해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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