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통신망 5개월째 결함…공사업체 '봐주기' 논란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30분


인천국제공항이 올 3월29일 개항이후 5개월여가 지났으나 종합정보통신망(IICS)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어 수하물 처리와 활주로 관리 등 각종 업무에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SDS가 사업자인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수 차례에 걸친 계약변경 과정에서 사업비 278억원이 증가했지만 인천공항공사측은 삼성SDS측에 위약금을 물리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고 올해 말까지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공항공사측이 9일 한나라당 윤한도(尹漢道) 의원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공사측은 당초 총사업비 771억원에 2000년 3월까지 IICS를 구축하기로 삼성SDS측과 계약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은 2000년 8월과 10월, 2001년 2월과 12월 등으로 4차례 연장됐고 사업비는 1007억원(2000년 6월), 1027억원(2000년 8월), 1044억원(2000년 10월), 1049억원(2001년 2월) 등으로 각각 늘어났다. 특히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삼성SDS에 공기 지연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전혀 물은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IICS는 항공기 이착륙부터 활주로 상태, 전력문제 등 공항의 모든 상황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설치한 시스템. 당초 개항과 동시에 정상 가동될 예정이었으나 하부 시스템을 연결하는 정보전달장치(IB) 불안정으로 현재까지 시스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인천공항은 전자동 운영이라는 당초 설계 방식과는 달리 핵심 시스템이 대부분 수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윤 의원은 “인천공항의 IICS가 시스템 불안정으로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지만 공사측은 사업자인 삼성SDS에 ‘페널티’를 물리는 대신 구축 기간 연장과 사업비 증액만 해주는 등 발주자로서 권리를 포기하고 있다”며 “삼성SDS와의 계약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측은 “삼성SDS측이 구축한 IB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업비 증액과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게 이뤄졌다”며 “국내 최고 시스템 업체인 삼성SDS측을 배제하고는 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약금을 물리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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