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있는 나무화석' 첫 발견 아니다…97년 천연기념물 지정

  • 입력 2001년 6월 5일 18시 38분


‘남한 최초의 발견’이라고 발표해 관심을 모았던 경남 진주시의 ‘서 있는 나무 그루터기 화석’(본보 4일자 A30면 보도)은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구역에 들어 있으며 그루터기 화석도 이미 학계에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대 지구환경학부 김항묵(金恒默·57)교수와 민간 화석연구가 한석운(韓石雲·41·경남 마산시)씨가 발표했던 것으로 본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 발표내용이 그대로 보도됐다.

경남도와진주시등은5일“‘남한 최초로 서 있는 나무 그루터기 화석 군(群)이 발견됐다’고 보도된 진주시 내동면 유수리 화석지는 이미 97년에 천연기념물 제390호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당시 공식적인 지정사유는 ‘공룡화석 산출지 보호’였지만 나무그루터기 화석의 존재사실도 함께 보고됐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말 발간한 ‘문화재 지도’ 204쪽에도 사진, 위치도와 함께 “특히 이곳에서는 옛 토양층이나 나무 그루터기 화석, 화석숯, 생흔(生痕)화석 등이 발굴돼 중생대 백악기 초 한반도의 자연환경을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는 과학적 자료”라고 설명돼 있다.

이에 대해 김교수는 “한씨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갔으나 화석지 주변에 천연기념물임을 알리는 아무런 안내판이 없어 사전에는 몰랐다”며 “문헌 등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해 우발적으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그루터기 화석군의 종류와 규모 등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화석지의 가치를 높인 것은 소중한 성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교수와 한씨는“안내판이 없어 천연기념물 지정 구역인지는 사전에 몰랐다”며 “서 있는 나무 그루터기 화석 삼림(森林)을 발견, 면밀한 검토를거쳐겉씨식물(裸子植物)인 나무 소철류 숲으로 처음 확인한 것은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세계적으로 희귀한 그루터기 화석군락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존대책의 수립을 촉구한 점도 성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도 문화재위원인 서승조(徐承祚·58)진주교육대 교수는 “일반인이 화석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안내판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소중한 자료인 만큼 관리인을 상주시키는 등 당국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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