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매년 100만그루 나무심기·하천정비로 환경개선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46분


대구는 더 이상 ‘폭염도시’가 아니다.

대구는 내륙 분지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90년대 중반까지 전국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위세를 떨쳐온 곳. 그 대구가 ‘녹색 도시’로 거듭나면서 96년이래 계속 기온이 떨어져 여름철 전국 최고기온의 불명예를 5년 연속 다른 도시에 내주었다.

▽여름기온 얼마나 떨어졌나〓대구기상대에 따르면 대구는 90년 이후 95년 사이 4차례나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했으나 그 이후로 작년까지 내리 5년간 ‘수위(首位)’를 합천(96년) 순천(97년) 제주(98년) 춘천(99년) 영천(2000년)에 내주었다.

특히 지난해 여름에는 대구 인근에 있는 경북 영천이 섭씨 37.3도로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했으나 대구는 최고기온이 35도(전국 25위)에 그쳐 해안지역 대도시인 인천(〃15위) 울산(〃12위)보다도 기온이 낮았다.

94년부터 98년까지 5년간 여름철 낮기온(6∼8월 하루 최고기온 평균) 변화를 보면 대구의 경우 94년 33.1도에서 98년 27.8도로 5.3도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은 3도, 부산은 2.6도 각각 떨어지는 데 그쳤다.

▽‘그린 시티’로 거듭나다〓대구시는 2006년까지 100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그린 시티’로 가꾼다는 야심 찬 계획 아래 매년 100만그루를 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96년부터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을 시작해 작년까지 400만그루의 나무를 도시 전역에 심었다.

이에 따라 녹지면적은 95년 100.73㎢에서 지난해 138.29㎢으로 5년간 37.3% 늘었고 가로수는 95년 8만4000그루에서 지난해 13만2000그루로 57% 증가했다.

또 98년에는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마른 하천’인 신천 곳곳에 수중보를 설치했다. 이렇게 해서 저장된 물을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한 뒤 매일 10만t가량을 신천 상류로 끌어올려 1년 내내 물이 흐르도록 방류하고 있다. 인공폭포와 분수대 54군데를 도심 곳곳에 조성하기도 했다.

▽전문가 견해〓계명대 김해동(金海東·기상학) 교수는 “대구의 여름기온이 낮아진 것은 대구시의 녹화사업과 신천유지수 개발, 도심공원 조성 등 대구지역 환경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계명대 김수봉(金秀峰·조경학) 교수도 “다 자란 나무 한 그루는 하루에 400ℓ에 달하는 수분을 발산하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시간당 2500㎉급 에어컨을 20시간 켜놓은 냉방효과를 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도시전문가들은 “녹지공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여름철 혹서뿐만 아니라 겨울철 혹한도 누그러지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녹화사업 등을 통해 기후조건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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