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살리기 심포지엄]"1조 들이면 서울이 환경도시로"

  • 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43분


서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청계천(淸溪川·총길이 7.8㎞) 위의 복개구조물과 고가도로를 철거해야 주변 상가의 급속한 침체를 막고 서울의 경관과 역사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오후 1시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열리는 ‘제2회 청계천 살리기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미리 배포한 자료를 통해 청계천을 되살리면 하천변에 산책로로 조성해 서울을 친환경 생태도시로 탈바꿈시킬 수 있고 광교와 수표교 등 고려와 조선시대 건축물도 복원할 수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 심포지엄은 연세대 환경과학기술연구소와 ‘청계천 살리기 연구회’가 주관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한다.

연세대 노수홍 교수(환경공학)는 “동대문 평화시장터 지하에 하수 고도처리장을 설치하면 하루 6만5000t의 맑은 물을 항상 흐르게 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교통과 비용 문제도 별로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지난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청계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 양옆을 보행자 전용도로로 만들었을 때 2010년 기준으로 서울시내 교통에 부담을 주는 정도는 1∼3%로 미미했다. 이는 내부순환도로와 지하철 등으로 교통량이 분산되기 때문이라는 것.

또 토목설계업체인 다산컨설턴트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드는 총비용을 7000억∼1조원으로 추정했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김포공항∼잠실간의 내부순환로 건설비용이 2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연세대 신의순 교수(경제학)는 “청계천을 복원하면 교통량 감소로 대기 질이 개선되고 재개발로 인한 인근지역 땅값 상승, 복개구간 메탄가스 폭발위험 해소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며 “서울을 프랑스의 파리나 이탈리아의 베니스와 같은 아름다운 도시로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회측은 올해 안에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에 청계천 복원사업 연구 지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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