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민족자주독립일로…이관희씨 주장

  • 입력 2001년 2월 28일 11시 55분


이름조차 없는 그 슬픈 날이 또 돌아옵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3 월 1일. 그러나 아직 이날은 제대로 된 그 흔한 이름조차 없습니다.

다시 한번 되씹어 보고 또 생각해 보십시다. '7·17'은 제헌절이라 하지요? '8·15'는 광복절! '10· 3'을 개천절이라 부르지만 '3·1' 이 날만은 이런 이름도 없이 이해할 수 없는 암호같은 별명만 붙어 다닙니다.

지금까지도 '3점 1절'이라고 쓰고 ‘사밀쩔’이라 부르지만 옳은 이름이라 볼 수 없습니다.지금까지 이름을 붙여주지 못했던 것은 한동안 친일파들과 그들의 자손들이 남아서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차마 그들 스스로는 '이 날의 이름을 붙여줄 배짱이 없었던 탓’이라고 여겨도 구차한 변명은 아닐 것입니다.

나라를 도로 찾은 지도 어언 반세기가 지났고 다시 새 천년을 맞이하였지만 건성 로 넘어가고만 있으니 저주받아 마땅할진저 이 날을 위하여 아까운 목숨을 풀잎처럼 내던진 선열들의 피 바람이 서린 통한의 한숨소리가 아직도 허공을 맴돌고 있음에도 당신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는단 말입니까.

지난 반세기 동안 이 날의 이름을 정하지 못한 것을 탓하려 함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이 날을 진정으로 기리고 물려주신 보배로운 유산을 후손들에게 떳떳하게 물려주기 위하여서라도 당연히 이름을 붙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에 사는 우리는 민족을 배반하지도 않았으며 나라를 팔아먹지도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당당한 자격이 있는 대한의 국민입니다.이제 그 이름을 붙여 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아직도 이일을 개을리 생각하고 훗날로 미루기나 한다면 나라를 팔아 넘겼던 죄악보다도 더욱 파렴치한 죄인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 흉악무도했던 친일역도들과 무엇이 다르겠으며 무엇으로 당당히 이 나라의 주인이라 행세할 수 있겠습니까?

’민족자주독립일’ 이렇게 이름을 붙여야 할 것입니다. 이 얼마나 당당한 날이며 당당한 이름입니까? 왜 그 이름을 떳떳하게 부르지 못한단 말입니까? 우리 8000만 민족이 바라던 가슴 벅찬 영광의 이날이 아니었습니까?

(중략)

금년이 오면 또 내년이야 오는 것이 세월의 흐름이겠지만 민족이 다시 사는 기회가 명년에도 또 찾아 오리라고 미루어서는 될 것입니다. 71년전 그분들이 용단을 내어 이날에 온세계만방을 향하여 만세를 부른 것처럼 우리는 지금 이 기회를 머뭇거릴 까닭이 없지 않습니까?

이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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