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50명 설문]경기 '봄 회복론' 70%가 "글쎄요"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58분


각계 경제전문가 10명 중 7명 가량이 내년 봄에 경기가 바닥을 친 뒤 상승하는 ‘내년 봄 경기저점론’에 회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꼽혔다.

또 내년 경제성장률은 5%대로 낮아지고 실업률은 5%에 육박하는 등 대체로 올해보다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벤처 비관적" 68%▼

그러나 일부에서 우려하는 국내외 외환위기 재발이나 급격한 자본해외유출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훨씬 많았다.

이같은 사실은 26일 동아일보 경제부와 금융부가 △학계 △정부관련 및 민간 경제연구소 △대기업 및 벤처기업 △금융기관 △외국계 기업 및 금융기관 △경제관련부처 등 각계 경제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 한국경제 전망과 과제’ 설문조사 결과 밝혀졌다.

내년 중에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74%(37명)가 ‘낮다’(극히 낮다와 비교적 낮다 포함)라고 대답한 반면 ‘비교적 높다’는 26%(13명)에 그쳤고 ‘극히 높다’는 한 명도 없었다.

또 정부가 전망하는 ‘내년 봄 경기저점론’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가 70%나 됐고 벤처기업이 내년 중 다시 활기를 띨지에 대해서도 68%가 비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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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란가능성 낮아" 92%▼

그러나 한국의 외환위기 재발가능성에 대해서는 92%가 ‘낮다’고 응답한 반면 ‘높다’는 8%에 불과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와 2단계 외환자유화, 예금부분보장제 도입 등으로 대규모로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 3명 중 2명(66%) 가량이 ‘낮다’고 보고 있다.

내년 우리 경제의 걱정거리가 될 걸림돌(세 가지 복수응답)로는 △전체의 78%인 39명이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미흡을 꼽았고 이어 △노사분규(29명) △소비 및 투자위축(22명) △정치권 정쟁(17명) △정권의 레임덕 및 정책실패(10명)순이었다.

▼성장률 5.3%-실업률 5%▼

내년 우리 경제에 가장 시급한 과제(두 가지 복수응답)로는 △무려 42명(84%)이 과감한 구조조정을 들었으며 △노사정 화합(19명) △기업활동 심리회복(13명) △정쟁 중단(12명)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내년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5.3%,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9%, 실업률은 5.0%로 올해보다 성장률은 떨어지고 물가와 실업률은 올라갈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그러나 평균 종합주가지수는 642선으로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았으며 연평균 환율도 달러당 1167원대로 현재보다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순활·이명재·김승진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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