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美 영화채널 'HBO' 한국 상륙

입력 2000-09-18 18:34수정 2009-09-22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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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계적인 케이블 영화 채널 HBO(Home Box Office)가 10월 2일 한국에 본격 진출한다. 기존유료영화채널인 캐치원의 이름이 아예 HBO로 바뀐다. HBO는 올해초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합병한 미국의 타임워너 그룹에 소속된 세계 최대의 영화 콘텐츠 채널이다.

영화채널 캐치원과 OCN을 운영하고 있는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대표 박준선)는 18일 “HBO로부터 1250만달러(140여억원)를 유치하고 HBO 브랜드와 프로그램을 국내 시장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며 “HBO가 제작한 TV 시리즈 ‘섹스 앤 시티’와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방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는 동양그룹의 주력사인 동양제과가 대주주이다.

박 대표는 HBO의 지분을 밝히지 않았고 2대주주라고 했으나 방송법상 해외자본유치 최대 한도인 33%일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금 224억원인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는 동양제과에 속한 지주회사 온미디어가 대주주로 50.48%를, 중앙일보가 16.52%를 갖고 있어 나머지 33%가 HBO의 몫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미국 HBO의 브랜드 가치를 감안할 때 이번 계약은 단순한 합작 투자를 넘어선 이면 합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HBO의 상륙은 국내 방송사상 세계적인 콘텐츠를 갖춘 해외 미디어 브랜드의 첫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즉 21세기 거대 미디어간 합병이 속출하는 상황속에서 국내 방송 시장에도 콘텐츠에서 절대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해외 미디어기업의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유료 영화채널 캐치원은 95년 삼성전자의 영상사업단으로 출발한 이후 고질적인 적자를 할리우드 화제 영화들의 적절한 공급으로 타개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으나 실패했다.

캐치원은 95년 첫해 163억원 적자 이후 98년까지 모두 500여억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1999년 기업구조조정 차원에서 10월 중앙일보로 매각됐다. 이어 한달만인 11월 동양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고 다시 1년만이 안돼 이름마저 없어지는 운명에 처했다. 사실 영화 콘텐츠가 절대부족한 상태에서 유료영화채널이 얼마나 오래 버틸 지는 출범 초기부터 미디어업계의 관심사였다.

캐치원은 7월말 현재 가입가구가 16만5000가구로 정체 상태에 있다.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측은 특히 내년 2001년 프로그램공급사(PP) 등록제 실시를 앞두고 우수한 콘텐츠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HBO와 채널 이름을 바꾸었다고 밝혔다. 동양제과는 지난해 모리타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00만 달러를 유치하고 소니의 자회사인 미국의 LCI와 공동으로 복합상영관인 ‘메가박스’를 설립하는 등 영상산업부문에 적극적으로 해외 자본을 유치해왔다.

한 케이블방송국(SO)의 사장은 “HBO의 진출을 계기로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많이 확보한 외국미디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채널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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