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신도시 '동북아 IT 전진기지' 부푼 꿈

  • 입력 2000년 8월 15일 18시 43분


동북아 실리콘 밸리의 꿈이 영글고 있다. 주무대는 서울 마포구 상암 신도시 서북부지역 17만여평에 2010년까지 조성될 디지털 미디어시티(DMC) 부지.

세계 굴지의 정보통신(IT)업체와 연구기관들이 이 곳에 들어오기 위한 본격적인 탐색에 나서고 있어 DMC는 바야흐로 동북아 IT산업의 전진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을 ‘모시기 위한’ 서울시의 유치작전도 뜨겁다.

싱가포르의 ‘IT―2000계획’이나 말레이시아의 멀티미디어 산업단지(MSC)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정보통신기술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다.

▽어떤 업체가 들어오나?〓현재 가장 적극적인 투자의사를 보이고 있는 업체는 세계 굴지의 컴퓨터 제작사인 미국의 델(Dell)사.

델사는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와의 합작으로 DMC 내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건립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IDC는 DMC 내에 입주하게 될 국내외 업체들의 ‘신경망’인 초고속통신망과 서버의 구축 및 관리 등 핵심 역할을 하는 필수시설. 서울시는 5000여평의 부지에 20층 규모(연면적 1만평)로 지어질 IDC에 총 1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델사를 DMC의 ‘제1호 외국기업 투자유치’ 사례로 이끌어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투자가 성사될 경우 다른 유수의 해외 IT기업들의 진출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연구기관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도 DMC 입주의사를 타진 중이다.

‘디지털 문명의 전도사’로 불리는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창설해 소장을 맡고 있는 미디어랩은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등 신기술 개발에 독보적 입지를 굳히고 있다. 또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의 IT업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물밑 노력도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DMC사업은 올해 안으로 시장조사와 기업유치 방안을 확정한 뒤 2001년 핵심 입주기업 및 투자자 선정, 2002년 단지 내 시설공사 착수, 2010년 개발 완료의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1단계 사업에 세계적인 컨설팅사와 부동산개발업체가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도 특징.

미 앤더슨 컨설팅사가 DMC의 비전과 컨셉트, 도입기능 및 유치시설, 사업타당성 등 전반적인 컨설팅 부분을 맡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전문 힐우드사는 수요공급 분석과 단지개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인천 신공항과 25분 거리에 위치한 관문지역 △한국의 탄탄한 디지털미디어 산업 기반 △우수기술과 인력확보 등을상암 신도시의 남다른 장점으로 내세우며 입주 희망업체들을 공략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까지 핵심 입주기업 및 투자자 선정이 완료되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해외로드쇼 등을 통해 집중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연욱·윤상호기자>jyw11@donga.com

▼DMC사업 총괄 유경기 과장▼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맞은 서울의 미래상이 상암 신도시 디지털 미디어시티(DMC)에서 구현될 것입니다.”

DMC사업을 실무 총괄하고 있는 서울시 유경기 산업정책과장(사진)은 “2010년까지 조성될 디지털 미디어시티는 디지털 미디어 기업단지와 산업지원시설, 연구교육시설 등이 어우러져 시너지효과를 내는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암 신도시에서 조성사업이 한창인 생태 공원이 21세기의 핵심 키워드인 환경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DMC는 또다른 화두(話頭)인 ‘정보화’를 웅변하는 것이라는 게 유과장의 설명.

그는 향후 일정에 대해 “DMC 조성사업은 2010년을 최종 시한으로 보고 있지만 내년말부터 토지분양이 정상적으로 시작될 경우 2005년말이면 DMC의 얼개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DMC에 들어올 업종과 구체적인 업체의 윤곽은 11월경 드러나겠지만 기본적으로 정보통신업체가 주력군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암 신도시 조성으로 인해 인접한 자유로 교통 체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유과장은 “내년 3월 문을 열게 될 인천신공항 연결도로와 2002년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게 될 지하철 6호선 등의 공사가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연계교통 대책에 만전을 기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외국의 IT기지▼

△미국 실리콘 밸리=샌프란시스코 남쪽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7개 도시를 중심으로 한 1500평방마일 규모. 컴퓨터, 통신, 반도체, 우주항공, 생명공학 분야 업체가 밀집해 고용인구만 125만명. 세계적인 첨단산업기지로 천연자원과 우수한 기술, 인적 자원이 결합한 것이 특징.

△말레이시아 MSC(Multimedia Super Corridor)=수도 콸라룸푸르에서 신국제공항이 건설 중인 남쪽 세팡지역에 이르는 길이 50㎞,폭 15㎞의 회랑지역. 95년8월부터 올해까지 200억달러를 투입해 최첨단 정보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푸트라자야와 인텔리전트 도시인 사이버자야 등 두 개 도시를 건설. 현재 선 마이크로시스템, 인텔, 지멘스, 후지쓰 등 정보통신 관련 100여개 해외기업이 투자를 결정. 장기적으로 다국적기업 500개 유치가 목표.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지역=자유무역지대(10㎢), 금융 및 무역지역(28㎢), 수출촉진지역(19㎢), 첨단기술단지(17㎢) 등 4개 단지로 구성. 입주업체는 부동산개발, 하이테크산업, 전기 전자 제약산업 중 중국에 필요한 분야에 국한된 것이 특징. 유치조건이 엄격하고 투자기간 및 형태에 따라 4단계로 차별화된 세제 혜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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