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女직원 유형별 잠재능력 개발전략 세워라"

  • 입력 2000년 6월 5일 19시 25분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시대를 감각(feeling) 여성(female)상상력(fiction)의 3F시대라고 말하는 미래학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성인력에 대한 제도와 인식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내놓은 ‘여성인력, 이렇게 활성화하라’라는 보고서에서 조직문화의 개방성과 여성의 전문성을 종합해 △피오리나형 △델마와 루이스형 △신사임당형 △메리형으로 구분한 뒤 유형별로 여성인력의 효과적 활용전략을 제시했다. 한주희(韓周希)연구위원은 “여성인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장기적인 투자”라며 “단순히 ‘여성을 많이 뽑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 능력이 실제로 발휘되도록 다양한 전략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피오리나형은 미국 휴렛팩커드의 최고경영자인 피오리나의 이름을 본뜬 것으로 조직문화가 모험적이고 여성의 전문성이 높은 경우를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능력발휘를 가로막는 주된 원인은 남성들로만 구성된 ‘인적자원 네트워크’. 시너지 효과가 중요한 디지털 시대에서 ‘나홀로 전문성’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다. 따라서 여성도 고급정보가 오가는 전문가 집단 등과 사회적 망을 형성하고 다른 여성들과도 네트워크를 이루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델마와 루이스는 미국영화의 두 여주인공으로 일상적인 틀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여성들. 조직문화가 모험적이고 여성의 전문성이 낮은 유형이라면 적극적인 능력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자극이 될만한 역할 모델을 제시하고 경력개발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상급자를 배치하는 것 등이 그 방법.

신사임당은 가부장적인 시대하에서 전문성을 펴지 못했다. 조직문화가 폐쇄적이고 전문 여성이 많을 때에는 이중경력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숨겨져 있는 여성의 전문성을 의식적으로 발굴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업무성과가 뚜렷이 나타나는 분야를 중심으로 여성전문가만을 위한 경력개발경로를 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 여성 스스로도 자신의 능력을 ‘세일즈’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메리는 평범, 순응적인 여성의 대명사. 조직문화가 폐쇄적이고 전문여성인력이 적은 경우에 단순업무를 다른 사람과 나눠 맡는 워크 셰어링(work sharing)을 권장한다. 2인제 비서시스템 등을 통해 동일한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 좋다. 단순업무에 매몰되는 것을 막고 남는 시간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전문성을 갖춰나가게 한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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