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의 조직적 개입가능성 ▼
이 가능성의 유력한 근거는 바로 진 전대검부장의 발언. 진전부장은 7일 오후 일부 기자들에게 “조폐공사 파업은 사실 우리가 만든 거다. 정부투자기업체에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인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우리가 지시해 복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진부장은 또 ‘당시 공안부 이준보(李俊甫)과장이 보고서를 만들었고 총장에게도 보고했다’며 “처음에는 총장님이 무슨 말인 줄 잘 못 알아 듣는 것 같았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문제의 발언후 진 전부장은 ‘취중 실언(失言)’이라고 해명했지만 발언의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취중 진담(眞談)’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공안대책협의회의 합작설 ▼
검찰 국가정보원 노동부 재정경제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안대책협의회에서 조폐공사의 파업사태를 논의하며 조폐창의 조기 통폐합 추진 문제를 대략적이나마 협의했을 가능성도 있다.
조폐창 통폐합을 반대하던 공사측이 지난해 9월18일 공안대책협의회가 열린 뒤 조기통폐합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는 시민단체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이같은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 개인적 협조 가능성 ▼
진 전부장은 강 조폐공사사장의 고교 1년 선배. 따라서 두 사람이 조폐공사 사태에 대해 개인적인 차원에서 상의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검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강사장이 강성으로 알려진 조폐공사 노조문제, 나아가 구조조정의 어려움 등을 진 전부장과 협의했을 수 도 있다고 보고 있고 이때 진 전부장이 후배인 강사장을 위해 ‘파업유도’ 등의 ‘문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당사자들은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강사장이 조폐공사 사태를 앞두고 진 전부장을 방문했다는 얘기도 있고 전화 통화를 주고 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두 사람간의 개인적인 협의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진 전부장이 부하 검사에게 조폐공사파업에 대해 강경대응하게 하는 등 검찰조직이 이를 뒷받침하도록 했을 경우 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철·선대인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