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2호터널 「재시공」]工期 무리한 단축등 원인

  • 입력 1999년 2월 23일 19시 28분


95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벌였던 남산1호터널에 이어 2호터널도 21일 통행을 완전차단하고 2년3개월 예정으로 개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서울시의 안전진단 결과 누수와 균열이 심하고 콘크리트 두께가 얇아져 터널 구조물을 모두 철거한 뒤 다시 시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재개통은 2001년 5월로 예정돼 있다.

남산 2호터널은 70년 7월 개통됐다. 1호터널 보다 한달 앞서 개통된 남산의 첫 터널로 시공자는 동아건설. 1호터널 시공자는 현대건설.

터널이 착공된 69년은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이 ‘싸우면서 건설하는 해’로 정한 해. 당시 서울시는 “평화시엔 교통수단으로, 전시에는 40만명 수용규모의 대피소로 사용하겠다”며 그해 3월과 4월 남산1,2호 터널을 한달 간격으로 착공했다.

총연장이 각각 1천5백m가 넘지만 두 터널은 착공한 지 1년반도 안돼 완공됐다. 이번에 시작된 2호터널의 개보수 공사기간(2년3개월)보다도 11개월이나 짧았다.

개통된 지 30년도 안된 터널이 왜 ‘대수술’을 받게 됐을까.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 송현섭(宋鉉燮)시설관리2부장은 “착공 당시 방수작업이 서툴렀고 재래식 공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목관련 전문가들은 “계절별로 온도차가 심하고 여름 강수량이 많은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콘크리트 구조물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다”면서 “게다가 자동차가 뿜어대는 매연에 구조물이 많이 부식된 탓”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개보수공사는 터널의 외벽과 바닥을 모두 뜯어내고 터널 벽을 더 파낸 뒤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사실상 새 터널을 시공하는 것이다.

〈이진영·김경달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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