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간첩 침투사건]山타고 월북-비트 은신 가능성

  • 입력 1998년 7월 13일 19시 42분


상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무장간첩 2∼4명은 어디에 있을까.

군 당국은 수색 이튿날인 13일 주요 길목의 검문 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특전사 스쿠버팀과 해군 해난구조대(SSU)를 동원, 시체가 발견된 해역 일대에 대한 수중 탐색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다른 시체를 찾지 못하면 이미 내륙으로 침투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내륙으로 침투했다면 △태백 준령을 따라 월북 △해상 탈출을 위해 비트(비밀 아지트)를 파고 은신 △목적 완수를 위한 도심 진입 등 세가지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시간당 15∼20㎞를 주파할 수 있도록 고도의 훈련을 받은 이들이 사망 추정 시간으로부터 시체 발견시간까지 최소 7시간 이상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이미 태백준령의 산자락을 밟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강릉 인근의 칠성산(해발 954m)으로 도주한 뒤 발왕산(1,458m)을 거쳐 오대산 비로봉(1,563m) 등으로 이어지는 태백산맥 등줄기를 타고 휴전선을 돌파하는 방법이다.

96년 강릉에 침투한 뒤 49일만에 인제군 서화면 속칭 산머리곡산에서 사살당한 무장공비 잔당 2명도 이 루트를 택했으며 실제로 무장간첩에 의해 휴전선이 돌파당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모종의 임무 완수를 위해 은신하면서 도심 잠입을 노리거나 고정간첩과의 접선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80년 서해안 천수만에 침투했다가 생포됐던 공작원 김광현(金光賢·60)씨는 “공작원들은 도주할 때 첫날 1백50리를 벗어나지 못하면 비트를 파고 잠복하도록 교육받는다”며 “임무 수행에 3개월 정도가 걸리는 노동당 공작원들이라면 은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식량이 떨어지면 민가로 내려오거나 북에서 교육받은 능숙한 ‘남한식’ 행동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높아 군당국은 주민들의 신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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