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중 北잠수정]대남침투작전중 고장가능성 높아

  • 입력 1998년 6월 22일 22시 58분


남북간 화해무드가 한창 무르익기 시작한 때에 북한의 잠수정은 왜 왔을까.

국방부관계자들은 22일 그물에 걸린 북한의 유고급 잠수정은 현재까지 정황으로 봐 명백히 대남침투작전 수행중에 고장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작전반경이 3백㎞가 넘는 유고급 잠수정이 발견 당시까지 아무런 엔진고장을 일으키지 않고 정상운행되고 있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

원산항 이남에 있는 기지에서 작전을 개시한 유고급 잠수정이 ‘의도적으로’ 해상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군의 해상경계태세탐지 등 정찰활동을 벌이다 ‘뜻밖에’ 그물에 걸렸을 공산이 제일 크다는 게 현재까지 대다수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그물에 걸린 잠수정이 도주를 포기한 것은 잠수정 선체의 복원능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잠수정은 선체에 든 물을 빨리 조절할 수 없어 선체가 45도만 기울어도 몇 십분 동안 복원할 수 없어 쉽게 도주할 수 없다는 것.

군사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 잠수정이 단순 해안정찰훈련 도중 남진을 계속하다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유고급 잠수정은 북한이 70년대 중반 유고급 잠수정을 개조한 것으로 디젤엔진 소음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의 잠수정들은 침투시 소음을 없애려고 수심이 얕은 곳에서 엔진을 끄고 항해하는 훈련을 자주 벌인다는 것이다. 이 때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동해안 연안의 해류에 휩쓸려 남하를 계속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심각한 경제난과 유류난에도 불구하고 잠수정 등 비정규전 침투수단을 이용한 군사훈련을 활발히 벌여온 점을 중시,이번 사건이 96년 강릉 잠수함침투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정위용기자> jeviy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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