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구멍뚫린 「해안경비」…軍,취약지 사전대비 허술

  • 입력 1997년 11월 20일 20시 25분


북한의 부부간첩이 반잠수정을 이용해 남해안으로 침투한 것으로 밝혀져 지난해 9월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및 95년 부여간첩 김동식의 제주도 침투사건 이후 또다시 해안경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북한은 이들 부부간첩을 침투시키면서 강릉사건 이후 경계태세가 강화된 동해안 대신 경계병력이 적은데다 해안선이 복잡한 남해안을 선택했고 달이 없는 피서철의 취약시기를 노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부부간첩들이 반잠수정을 실은 모선을 이용해 7월30일 남포항을 출발, 공해상으로 남하한 뒤 제주도를 돌아 일본 쓰시마(對馬)부근 공해상에서 거제도로 접근해 해군의 작전해역을 피했다. 이후 공해상에서 모선과 분리한 뒤 반잠수정을 이용, 거제도해안 12마일 지점부터 수면위 20∼50㎝정도의 반잠수상태로 접근한 뒤 해안 5백m지점부터 수중으로 침투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해안에는 1개 대대 병력이 배치돼 있었으나 레이더기지 요원을 제외하면 50명이 해안경계 임무를 맡고 있어 2백76㎞에 달하는 거제도 해안을 철저히 경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군당국의 해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군당국이 최근 중국 밀입국 선박이 자주 출몰한 남해안의 취약지대를 사전에 점검, 대비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점과 이들이 침투후 시내에 들어가기까지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점에 대한 질책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유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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