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機 참사/괌현장 스케치]기체밑 시신발굴 본격착수

  • 입력 1997년 8월 8일 19시 46분


현장조사
대한항공기 추락사고 발생 사흘째인 8일 한미 양국 정부는 괌 사고현장 등에서 조사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날 오전 20여명의 요원을 사고현장에 보내 타고 남은 기체의 잔해를 뒤지며 사고원인을 밝혀줄 증거자료를 수집. 현장조사 요원들은 기체를 일일이 뒤지는 한편 비디오와 사진기로 현장 구석구석을 촬영. NTSB 조지 블랙 대변인은 『사고조사팀은 사고현장 주변에서 사고원인을 밝혀줄 수 있는 모든 증거자료를 수집할 것』이라며 『사고기의 잔해가 넓게 퍼져 있는데다 지형이 험해 9일 시신발굴작업이 마무리되더라도 현장조사 작업을 마치는 데는 최소 10일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에서 수집한 모든 잔해와 기기 등은 워싱턴에 있는 NTSB의 연구소로 보내져 연구원들이 정밀 조사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타고 남은 동체를 들어올리려던 NTSB의 당초 계획은 9일로 하루 연기됐다. ○…NTSB의 현장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그동안 진행되지 않던 기체 밑에 깔려 있는 시신들에 대한 발굴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시신 발굴작업을 해온 미군은 이날 NTSB 조사팀과 함께 기체를 뒤지며 NTSB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기체 밑에 깔려 있는 시신을 발굴해냈다. ○…방독면과 흰 장갑을 낀 30여명의 구조요원들은 비행기 잔해 안에 있는 시체들을 수습, 비닐백에 담아 현장에 있는 냉동컨테이너로 운반. 동체 안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시체들이 많은 듯 비닐백을 들고 나오는 구조요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또 미국인 장의사들과 시체 감식 전문가들도 현장에서 발굴 시체의 신체 특징을 면밀히 살피는 모습. ○…NTSB와 함께 사고조사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조사팀은 이날 사고현장 조사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블랙박스 해독 △괌 아가냐국제공항 관제탑의 관제유도 및 운영 △생존자들과의 사고당시 조사작업 등에만 참여. 건설교통부 조사단 7명, 대한항공 조사단 8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한국인 조사단은 대부분 NTSB가 요청하는 801편에 대한 자료요청에 응하거나 미국측이 의문점을 갖는 부분에 대해 설명. 한편 한국측 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한미 조사단간에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일절 언론에 사고원인과 관련한 단서를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미국 언론에 사고원인과 관련된 내용들이 자꾸 보도되는 것을 보니 미국측이 약속을 깨고 의도적으로 뉴스를 흘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만약 미국측이 블랙박스를 한국측 몰래 먼저 분석하고 이중 미국측에 유리한 내용만을 미언론에 흘리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공식 항의할 계획』이라며 흥분.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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