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사이비종교 ②]50여개단체 40만명 추종

  • 입력 1996년 12월 12일 19시 56분


아가동산과 영생교사건 등을 통해 한동안 잠잠하던 사이비종교가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사이비종교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사이비종교는 특유의 폐쇄성 탓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어야 비로소 정체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고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안돼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신흥종교전문가인 고려대 盧吉明(노길명)교수는 『사이비종교는 아가동산 처럼 밀교형태로 전파되는데다 교단명칭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 문제가 됐던 사건들과 각종 신흥종교 연구단체들에 접수되는 피해사례들을 통해 추론이 가능할 뿐이다. 국제종교문제연구소 卓志元(탁지원)소장은 『요즘도 매일 2∼3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된다』면서 최소한 약 50여개 단체에 40여만명의 추종자가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굵직한 사건들만 일별해봐도 사이비종교는 꾸준히 성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백여명의 교도를 살해하고 간음한 백백교(1940년)를 비롯, 용화교(62년) 동방교(74년) 장막성전(75년) 만교통화교(80년) 일명 섹스교로 알려진 하나님의 자녀교(81년) 칠사도교(83년) 여교주를 포함한 32명이 집단시체로 발견된 「오대양사건」(87년) 「10.28휴거소동」을 벌인 다미선교회(92년)등이 그것이다. 한편 사이비종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신흥종교의 현황과 속성에 대한 이해가 우선될 때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당수의 신흥종교가 사이비종교로 전락할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 李康五(이강오)명예교수는 92년 펴낸 「한국신흥종교총람」에서 13개 계통 3백90여 종류의 신흥종교가 있다고 추정했다. 이교수는 교단수가 불교계(78) 기독교계(76) 증산교계(58) 단군계(36) 등의 순으로, 지역별로는 서울(1백30) 전북(66) 충남(48) 경기(29)순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70년대 산업화 이후 특히 신흥종교가 급증하면서 초기에는 계룡산 모악산 등에 밀집됐다가 최근들어 대도시로 몰려들면서 식자층에도 널리 전파되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또 이들 신흥종교 가운데 반사회적인 양상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로 사이비종교라고 지적했다. 사이비종교는 초기에 여느 신흥종교처럼 하느님이나 신 등을 신앙대상으로 삼다가 차츰 교주 자신을 신격화하는 공통점을 보인다. 또 시한부종말론 등을 강조, 「시간이 없으니 빨리 와서 믿으라」고 강요하고 신도들이 모이면 선택받은 사람들이라고 부추기며 헌금 및 재산헌납과 사회에서 격리된 공동체생활을 요구한다. 또 노동을 착취하면서 교주와 간부들이 사리사욕을 채우는 모양새를 띠는게 보통이다. 노교수는 『최근 명예퇴직 등 사회적 환경이 개인의 소외를 심화시키고 기성종교도 성장에만 신경쓰고 사회적 변화에 걸맞은 노력을 못하는 것 등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사이비종교와 그 신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을 강조했다. 〈金璟達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