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교량 관리 문제점]「형식적 점검」구조적결함 몰라

  • 입력 1996년 11월 7일 20시 36분


성수대교 붕괴 이후에도 한강의 교량들에 대한 안전점검은 별로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졌다.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는 한강교량들을 분기별로 일상점검하고 매년 정기점검도 하고 있으나 이것들이 모두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형식적인 교량점검 마포대교의 물속 교각이 심하게 훼손돼 있고 상판을 떠받치는 강철재 거더의 절반이 부식돼 있는데도 서울시는 정기점검이나 일상점검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형식적인 안전점검만을 실시, 구조적인 결함부위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보수공사를 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교량의 안전유지관리를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마포대교는 또 교좌장치부분에서 구조물 개보수때 쓰이는 접착제인 에폭시 모르터가 이탈되거나 「I」자형 부재인 플레이트의 위치가 이탈되기도 했다. 또 상판을 받치는 박스형 거더의 아래 윗부분인 플랜지가 부식되기도 했다. 보도도 22개소가 처졌다. 천호대교는 교각과 교각을 연결하는 강화 콘크리트인 PC빔이 2개소에서 균열됐으며 상판 아래를 통과하는 부분(코핑부)이 한군데 파손됐다. 한남대교는 상판지지대인 가로보가 8군데에 걸쳐 훼손돼 철근이 노출됐다. 교좌장치를 재생한 후에도 그 작동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고 교각의 수중철제 거푸집이 부식됐으며 기초보강을 위해 둘러싼 부위가 뜯겨 나가 철근이 노출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서울시가 이같은 구조적 결함을 안전점검을 제대로하지 않아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했다고 밝혔다. ▼교량유지 보수를 고려한 설계기준 불합리 교좌장치 보수를 위해 교량상부 구조물을 들어올려야 기기설치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보통 이를 위해 교각의 콘크리트를 부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때문에 교좌장치 보수공사를 빈번하게 할 경우 교량구조물의 훼손이 우려되는 것. ▼정밀 안전진단지침 불합리 서울의 교량들은 5년마다 한번씩 2억∼3억원의 돈을 들여 정밀검사를 실시하게 돼있는데 이때 기준이 되는 건설교통부의 「시설물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지침」은 결함부위에 대한 보수 보강공법만 제시하면 되는 것으로 막연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정밀안전진단서에 구체적 보강기준을 제시하도록 지침관련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해명 서울시는 감사원이 지적한 사항들은 이미 점검한 내용으로 『구조적인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마포대교의 경우 이동교좌장치 32곳 미작동 부분에 대해 지난 7월 전문가 교수들로 구성된 검토자문회의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교각은 폭이 10m나 되는 콘크리트 덩어리로 깊이 15㎝ 정도의 세굴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천호대교의 PC 빔 균열과 관련해서는 콘크리트는 특성상 균열이 발견되며 0.05∼0.3㎜ 정도는 허용범위라고 말했다. 한남대교의 가로보나 교좌장치의 문제점 지적도 안전에 관한 문제는 없는 사항이라고 못박았다. 시 관계자는 『감사원은 지난 6월 감사를 끝내고 시장에게 다리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알려왔다』면서 『4개월이 지나 문제가 있다고 밝힌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尹正國·尹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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