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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모시기[이준식의 한시 한 수]<13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1/04/110089759.1.jpg)
가을 되자 쥐떼들 고양이 죽은 틈을 노리고,항아리 뒤지고 그릇 뒤엎으며 밤잠을 어지럽힌다. 듣자 하니 고양이가 새끼 몇 마리 데리고 있다는데,생선 사다 버들가지에 꿰어 그 고양이 모시고 와야겠네.(秋來鼠輩欺猫死, 窺甕飜盤攪夜眠. 聞道狸奴將數子, 買魚穿柳聘銜蟬.) 추래서배기묘사, 규옹…
![단풍, 색다른 봄꽃[이준식의 한시 한 수]<13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0/29/109970320.1.jpg)
가을 산이 사람을 삭막하게 한다 마시라,사계절은 저마다 한번씩 새로워지는 법. 갈바람도 사실은 봄바람 같은 손길 가졌으니,감나무 잎 단풍 숲으로 색다른 봄을 가꾸지.(休道秋山索莫人, 四時各自一番新. 西風사有東風手, 枾葉楓林別樣春.)휴도추산삭막인, 사시각자일번신. 서풍진유동풍수, 시엽풍…
![가을 상념[이준식의 한시 한 수]<13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0/21/109833030.1.jpg)
마른 덩굴, 늙은 나무, 황혼의 까마귀./작은 다리, 흐르는 물, 인가(人家)./옛길, 서풍, 여윈 말./저녁 해 서쪽으로 지는데, 애끓는 이, 하늘 끝에 있네.(枯藤老樹昏鴉. 小橋流水人家. 古道西風瘦馬. 夕陽西下, 斷腸人在天涯.)―‘가을 상념(추사·秋思)’‘천정사(天淨沙)’ 마치원(…
![느긋한 마음새[이준식의 한시 한 수]<13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0/14/109717625.1.jpg)
남산 자락에 콩 심었더니, 잡초만 무성하고 콩 싹은 듬성듬성.새벽같이 일어나 김매러 나갔다, 달빛 속에 호미 메고 돌아온다.풀이 길게 자란 좁다란 길, 내 옷자락이 저녁 이슬에 젖는다.옷이야 젖어도 아까울 거 없지만, 내 소원만은 어그러지지 않았으면.(種豆南山下, 草盛豆苗稀. 晨興理荒…
![애절한 하소연[이준식의 한시 한 수]<12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0/08/109607634.1.jpg)
황대 언덕 아래 오이를 심었더니, 오이 잘 익어 주렁주렁.하나 따면 남은 오이 더 잘 자라고, 둘 따니 오이는 듬성듬성.셋 따면 그나마 괜찮을지 몰라도, 다 따내면 덩굴만 안고 돌아가야 하리. (種瓜黃臺下, 瓜熟子離離. 一摘使瓜好, 再摘令瓜稀. 三摘尙自可, 摘絶抱蔓歸.)종과황대하, 과…
![아내를 향한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12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0/01/109502605.1.jpg)
내 마침 백발을 한탄하고 있자니, 젊은 아내도 덩달아 수심에 잠긴다. 겨울옷 등불 아래서 손질하는 사이, 어린 딸은 침상머리에서 놀고 있다.오래된 병풍과 휘장은 어두컴컴하고, 썰렁한 베개와 자리가 처량하긴 해도.가난에도 등급이 있는 법, 그래도 궁핍한 검루(黔婁)에게 시집가는 것보단 …
![지음(知音)[이준식의 한시 한 수]<12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9/24/109373350.1.jpg)
촉 땅 스님이 녹기금(綠綺琴)을 안고, 서쪽 아미봉을 내려와.날 위해 한 곡조 뜯으니, 뭇 골짜기 휘도는 솔바람 소리를 듣는 듯.객지 떠도는 이 마음 씻은 듯 맑아지고, 여운은 산사의 종소리에 녹아든다.어느새 푸른 산엔 날이 저물고, 가을 구름 어둑어둑 겹겹이 몰려 있다.(蜀僧抱綠綺,…
![달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12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9/17/109301784.1.jpg)
저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술잔 들고 푸른 하늘에 물어본다./하늘 위의 궁궐은, 오늘 밤이 어느 해일까./바람 타고 돌아가고 싶지만, 아름다운 옥 누각, 저리도 높아 추위 못 견딜까 두렵네./일어나 춤을 추며 맑은 내 그림자와 노니, 인간 세상에 머무는 게 차라리 나으리(상편).…
![불운의 시인[이준식의 한시 한 수]<12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9/10/109182554.1.jpg)
병든 매미 날지 못하고 내 손바닥으로 들어온다. 날개 찢겨도 아직은 가벼이 날 수 있고, 고통스러운 울음이지만 더없이 청아하다.꽃이슬 배 속에 가득하지만, 티끌이 잘못하여 눈동자를 찔렀구나.꾀꼬리며 솔개가 한데 어울려, 너를 해치려 마음먹고 있네.(病蟬飛不得, 向我掌中行. 折翼猶能薄,…
![슬픔의 참맛[이준식의 한시 한 수]<12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9/03/109069086.1.jpg)
젊은 시절 슬픔의 참맛을 알지 못한 채, 즐겨 높은 누각에 올랐지.즐겨 높은 누각에 올라, 새 노래 짓느라 말로만 슬프다 억지부렸지. 이제 슬픔의 참맛 다 알고 나서는, 말하려다 외려 그만두고 마네.말하려다 그만두고 내뱉은 한 마디, 아! 아 상쾌해서 좋은 가을날이여.(少年不識愁滋味…
![자유를 향한 비상[이준식의 한시 한 수]<12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8/27/108782410.1.jpg)
바다에서 날아온 외로운 기러기, 얕은 저수지조차 쳐다보지 못한다.곁을 보니 물총새 한 쌍, 화려한 삼주수 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높디높은 진귀한 나무 꼭대기라도, 탄알의 두려움이 없지 않을 터.예쁜 옷은 남의 손가락질을 걱정하고, 빼어난 사람은 귀신의 미움을 사기 마련.이제 나는 아득…
![양귀비의 과일[이준식의 한시 한 수]<12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8/20/108630467.1.jpg)
장안에서 돌아보면 비단을 쌓은 듯 수려한 여산,산꼭대기 화청궁 겹겹이 닫힌 대문들이 차례차례 열린다.흙먼지 일으키는 단기필마 보며 미소 짓는 양귀비,아무도 여지(荔枝)가 막 도착했다는 걸 알지 못하네.(長安回望繡成堆, 山頂千門次第開. 一騎紅塵妃子笑, 無人知是荔枝來.)-‘화청궁을 지나며…
![조심스러운 초대[이준식의 한시 한 수]<12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8/13/108534150.1.jpg)
맑은 물에 발도 담그고 여기저기 맘껏 떠도는 그대, 반듯하게 관복 차려입고 굽신거리는구 나.번잡함과 한가로움이 이리 서로 다르니, 겨우 십리 길인데 벌써 열흘이나 못 만나고 있구나. 내 문득 고상한 흥이 돋아, 그댈 초대하니 부디 시끄러운 속세 방문을 꺼리진 말게.예전에 심은 대나무 …
![정겨운 송별[이준식의 한시 한 수]〈12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8/06/108402646.1.jpg)
나 이백 배 타고 떠나려는데 홀연 강언덕에 발 구르며 부르는 노랫소리 들린다. 도화담 물이 깊어 천 자나 된다 해도 날 전송하는 왕륜의 정에는 미치지 못하리.(李白乘舟將欲行, 忽聞岸上踏歌聲. 桃花潭水深千尺, 不及汪倫送我情.) - ‘…
![무욕지심[이준식의 한시 한 수]<11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7/30/108253688.1.jpg)
옛날 어르신 말씀 들을 때면, 듣기 싫어 으레 귀를 막았지. 어쩌다 보니 내 나이 벌써 오십, 문득 내 자신이 이런 일 겪고 있네. 내 젊은 날의 즐거움 돌아보지만, 추호도 되돌릴 마음은 들지 않네. 시간은 흘러 흘러 멀어져가니, 이 생애에 다시는 또 못 만나리.가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