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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제주도에서 이어도까지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곯았다//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저 섬

    • 201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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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험담의 블랙홀

    이른 아침, 호수가 내다보이는 공원 벤치에 백발노인이 앉아 있었습니다. 화려한 운동복을 차려입은 중년여성 둘이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백발노인이 앉아 있는 벤치의 옆자리에 와 앉았습니다. 그녀들은 걸어오는 동안 둘이 나누던 얘기에 심취해 옆자리의 노인은

    • 201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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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한 걸음 에베레스트

    이른 아침, 낙엽비가 쏟아지는 가을산으로 갔습니다. 산에는 이미 여러 날 떨어진 낙엽이 켜를 이루어 비탈과 능선과 등산로를 덮고 있었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능선을 오르는 동안 알싸한 낙엽향이 후각을 자극하고 이른 아침의 돋을볕이 당단풍잎을 더욱 붉게 물들여 만산

    • 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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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성취하지 말고 존재하라

    어떤 시골 교회 마당의 표석에 ‘성취하지 말고 존재하라’는 말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그 문장 하나가 뇌리에 각인돼 오랫동안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뭔가를 성취하려는 목적의식으로 앙앙불락하며 인생을 사는데 성취하지 말고

    • 201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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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공부의 이유, 공부의 목적

    “아빠, 공부는 왜 하는 거야?” 어느 일요일, 고등학교 1학년인 딸이 정색을 하고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무심하게 앉아 신문을 보던 아빠는 동작을 멈추고 딸을 보았습니다. “그건 왜 물어?”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묻는 거야.” 딸은 중학시

    • 201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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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말의 풍경

    학창 시절, 제자들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는 국어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제자들이 불편하다고, 아무리 말을 편히 하시라고 해도 그 선생님은 말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어느 날 선생님은 간단명료하게 설명하셨습니다. “모든 사람은 존대받고 공경받을 천부인

    • 201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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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나무는 치열하다

    어느 날 아주 우연히, 대학 강단에서 사학을 가르치는 한 역사학자가 자신이 근무하는 교정의 나무가 몇 그루인가 궁금해서 헤아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그루 한 그루 헤아려 나가는 동안 역사학자는 모든 나무가 다른 형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고 깊은 감

    • 201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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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그 열정, 외롭고 쓸쓸해도

    케이팝(Kpop·한국 대중가요)이 세계적인 선풍을 주도하는 와중에 아주 기이한 소식 하나를 접했습니다. 우리의 전통 가곡을 담은 음반 한 장이 국내 음반 사상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그것입니다. 1957년에 제정된 그래미상은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

    • 201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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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가을, 마음의 여백에 앉다

    몇 년 동안 별러오던 집안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이리저리 방치했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 삶의 터전을 잠식한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이유와 명분을 지니고 있던 것들도 쌓이고 쌓이면 무관심의 덩어리가 되어 태산처럼 마음을 짓누르고 부담스

    • 201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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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호모 루덴스, 잘 노는 인생

    회사생활 30년을 넘긴 중역이 정년퇴임을 했습니다. 퇴임식장에서 감사패 하나 받아들고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온 그에게 아들이 물었습니다. “퇴임을 하셨으니 이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셔야죠. 회사생활 하시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게 뭐죠?” 아들의 질

    • 201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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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한가위에 길을 묻다

    조 과장은 추석 귀성 차량이 가장 많이 몰린다는 토요일 오후에 길을 나섰습니다. 초등학생인 아들과 딸은 휴대용 게임기를 챙기고 아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챙겼습니다. 고속도로 정체는 예상보다 심해서 집을 나선 지 다섯 시간이 지나 밤이 되었는데도 소통이 좀체

    • 201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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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발효하는 인생

    점심식사를 함께하던 일행 중 한 사람이 “나를 키운 건 8할이 발효식품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 같은 걸 먹을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젊은 시절 유학 가는 것도 포기하고 입사 후에는 해외지사 발령도 고사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 자

    • 201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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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먹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부서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20대 신입사원이 술에 취한 채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대리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비아냥거렸습니다. “직장생활이 힘든 게 아니고 먹고사는 일이 힘든 거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 몰

    • 201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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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날마다 좋은 날

    통기타 원조라 불리는 가수가 텔레비전에 출연했습니다. ‘언제나 웃는 멋쟁이’라는 노랫말처럼 자주 웃으며 그는 자신이 살아온 음악 인생에 대해 술회했습니다. 너무나 가난했던 젊은 날,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거리에서 노숙하던 시절을 회상하면서도 그는 얼굴

    • 201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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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마음을 관찰하는 법

    어느 날 몇 사람이 모인 사석에서 누군가 물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게 무엇일까요?” 돌발적인 질문에 사람들은 잠시 궁리하는 표정을 짓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가지씩 가장 다루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돈, 와이프

    • 201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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