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가명)는 미국 어느 작은 마을에 살던 ‘컨트리 보이’였다. 해외는커녕 국내 큰 도시에도 몇 번 가 본 적 없던 20대 청년. 수영을 좋아하고 동물을 사랑하던 이 청년이 머나먼 한국 땅까지 오게 된 건 절반은 애국심, 절반은 정의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크리스는 사격 훈련조…
얼마 전 팀장을 단 지 얼마 안 된 후배의 토로를 들었다. 회의 시간에 아무 말도 없는 팀원들의 의견을 어떻게 끌어내면 좋을지, 결과물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회식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먼저 하자고 해도 될지 하나부터 열까지 고민이라는 얘기였다. 그 난해하다…
여의도 정치권에 남아 있는 훈훈한(?) 문화가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품앗이’다. 법안을 발의하려면 최소 10명의 공동발의자(의원)가 필요한데, 서로 이름을 빌려주는 것이다. 법안 취지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이름을 올리는 게 기본이지만 인지상정으로 도와주는 경우도 적지 않…
“호찌민에서 인천으로 출발하기 14시간 전에 결항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저녁 먹으러 나가다가 메시지 받았다는군요.” “7월 24일 런던 갈 예정인데 하필 그날부터 파업인가요? 숙박이며 투어 예약 다 어쩌죠? 항공편 문제 하나로 여행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데 참 어이없네요.” 예…
2010년 한 누리꾼이 “가수 타블로가 사실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근거 없는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사태의 시작이었다. 타블로는 스탠퍼드대 졸업증명서와 성적표를 제시하며 해명했지만 ‘타진요’ 회원들은 “조작한 것” “학교 측 실수…
“야, 너 맨날 주머니에 계산기 넣고 다닐래?”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산수 시간이었다. ‘계산기가 있는데 이런 문제를 왜 계속 풀어야 하냐?’고 푸념하는 친구에게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틀렸다. 이제 우리는 정말 매일 주머니에 계산기를 넣고 다닌다. 스마트폰에서 계산기 애…
벌써 올해의 절반이 지났다. 많은 기업들의 관심은 이제 올해가 아닌 내년도 사업에 쏠려 있다. 주요 기업들은 보통 추석 연휴가 끝나면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여름 휴가가 끝날 즈음부터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된다. 내년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미중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가 12일 5년 만에 파업을 강행했다. 부분파업이라지만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분명한 불법이었다.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에서 난항을 겪고 있어서가 아니다. 올해 교섭은 11일까지 7차례 진행됐을 뿐이다. …
대기업을 다니다 퇴직한 50대 후반 A 씨는 “헛살았다”고 했다. 그의 큰아들은 내년 4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5000만 원을 줄 테니 전셋값에 보태라고 말해놨다. 딸에게도 결혼할 때 같은 금액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10년간 5000만 원까진 세금을 안 내고 자녀…
넷플릭스의 ‘네버 해브 아이 에버’는 인도 출신 이민 1세대 소녀인 데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하이틴 코미디 드라마다. 미국 캘리포니아가 배경인 이 드라마는 데비가 다양한 갈등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위트 있게 담고 있다. 드라마에서 인상적인 점은 등장인물의 극중 직업이다. 데비의…
많은 이들이 거론했던 죽산 조봉암(1898∼1959)과 동농 김가진(1846∼1922)의 서훈 필요성을 최근 이 지면을 통해 다시금 촉구한 바 있다. 이달 초 국가보훈부는 두 인물의 서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환영한다. 대한민국이라는 거목의 뿌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
‘복제인간’을 만나는 건 아직 영화에나 나올 일이지만 자신의 페르소나를 가진 챗봇을 만나는 건 이미 실현 단계에 접어든 일이다. 내가 쓴 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포스팅이나 채팅창에서 나눈 대화, 검색 데이터와 구매 내력 등을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키면 나의 경험과 기…
“모자 관계가 의심되는 경우 확인하는 적절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6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후 방류의 국내 영향’을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 답안으로는 두 가지가 제시됐다. 하나는 “아들에게 엄마를 아줌마라 부르게 시켜 봐서 아줌마라고 하면 남…
정치권에선 과거 대선이나 총선 때마다 돈이 대량으로 살포되는 경우가 많았다. ‘눈먼 돈’이 그나마 줄어들기 시작한 건 2003년 대선 자금 수사 이후였다. 당시 검찰 수사에선 2002년 대선 직전 이회창 후보 측에서 ‘차떼기’ 등의 방식으로 823억 원의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사실이 …
세계 3대 클래식 콩쿠르로 손꼽히는 ‘퀸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는 매년 다른 악기로 콩쿠르가 치러진다. 그렇다 보니 악기별로는 4∼5년 주기를 두고 열린다. 지난해 2017년 이후 5년 만에 열린 첼로 부문 콩쿠르에서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3위를 차지한 에스토니아 출신 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