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나도 N잡러다. 30년 가까이 한 회사에서 일하다 퇴직한 후론 줄곧 N잡러로 산 것 같다. 책방을 운영하고 몇몇 지면에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프로그램의 진행을 본다. 또 31년 만에 두 번째 책을 출간한 요즘은 저자 모드로 살고 있다. 책을 내고 저자가 되자 그동안 머리…
최근 일본 주가가 버블 붕괴 후 최고점을 연거푸 경신했다. 작년과 올해 일본 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규모는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은 대규모 양적완화가 시작된 해다. 엔화 절하에 더하여 일본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투자가 물밀듯 밀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준비는 이른 봄부터 시작됐다. ‘비인간’이라는 주제로 소설 청탁이 왔고 반가운 마음으로 청탁을 수락했다. 봄부터 원고를 쓰고 교정을 보고 열다섯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책을 받아들기까지 반년 정도가 흘렀다. ‘비인간’을 주제로 쓴 에세이와 소설을 모은 이 책은 도서전…
‘폴리널리스트(polinalist)’, 영어로 ‘정치’를 일컫는 ‘폴리틱스(politics)’와 ‘언론인’을 뜻하는 ‘저널리스트(journalist)’의 복합어다. 정치 참여 전직 언론인을 칭하는 말이다. 교수 출신 정치인을 칭하는 ‘폴리페서(polifessor)’와 비슷한 조합이다.…
몇 해 전 우리 책방은 팀장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연 적이 있다. 임원과 MZ세대 사이에 끼어 고민 많은 팀장들께 도움이 되고 싶어 마련한 프로그램이었다. 6회 수업으로 구성되어서 수업료가 꽤 비쌌는데도 공지가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마감되었다. 수업에 오신 분들께 참여 이유를 물었다.…
“증오는 마음의 독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법정 스님에게 들은 말이라고 한다. 한 전 총리는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으로 1979년 3월에 연행되어 2년 반 동안 옥고를 치렀다.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뒤 그는 그를 취조하고 고문했던 인사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번역 워크숍 사업 일환으로 중국 칭다오에 다녀왔다. 산둥과학기술대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는 학생들과 교수님을 만나 작품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내 소설을, 번역이 아니라 한글로 읽은 독자들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어느 면에서 보면 작가는 언어…
한국갤럽의 주간 데일리오피니언 조사를 살펴보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간 공천 갈등으로 인한 선거 패배 여파로 2016년 총선 후 넉 달 만에 당시 새누리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해 민주당에 뒤지기 시작했다. 그 후 재역전(2021년 7월 2주 차)까지는 무려 24…
좀 다쳤다. 얼마 전 새벽에 토사곽란이 일어 급히 화장실에 가다 그만 균형을 잃었다. 얼굴은 세면대 모서리에 찧었고 무릎은 타일 바닥에 부딪혔다. 다친 자리가 금세 부풀어 올랐는데 왼쪽 눈과 코 사이 미간, 부딪힌 자리가 아슬아슬했다. 욱신거리며 아팠지만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를 조금…
일본의 수도인 도쿄도에는 23구와 26개의 시가 있다. 23구 중 하나인 신주쿠구에 도청이 위치해 있다. 신주쿠구에서 15년을 살았는데, 좀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어서 한 달 전에 26개 시 중 하나로 이사했다. 도심에서 좀 떨어져 있긴 하지만 교통편도 그리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공…
나처럼 글 쓰는 일을 하는 남편이 일 년간 집중해서 해야 할 작업이 생겼다. 우리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작업실을 마련하기로 하고 ‘방’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때때로 나도 함께 쓸 계획을 하고.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작업실 월세를 정한 다음, 부동산 순례를 …
‘상어 공격’이 미국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까. 황당한 질문 같지만 미국의 저명 정치학자인 크리스 에이킨(프린스턴대)과 래리 바텔스(밴더빌트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답은 “그렇다”이다. 저자들은 “현실론자를 위한 민주주의(Democracy for Realists)”라는 2016…
2010년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폐막식 기자회견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최국 한국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질문할 기회를 한국 기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주겠다고 했다. 미국이었다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기자들의 손이 올라갔겠지만 장내는 조용했다. 그때 한 동양인 남자가…
일본 굴지의 보험회사인 다이이치생명은 매년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어른이 되면 갖고 싶은 직업’을 조사해 발표한다. 처음 조사를 시작했을 때는 야구 선수가 인기였다. 6년 연속 장래 희망 직업 1위를 차지했다. 축구가 인기를 끌면서는 야구 선수가 2위로 내려갔다. 2002년에는 …
최근 우리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동물은 얼룩말 세로일 것이다. 2021년생 얼룩말 세로는 지난주 어린이대공원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동물원을 탈출해 도로를 달리고 골목을 누비다 세 시간 반 만에 포획되었다. 도심에 나타난 세로의 모습은 우리가 평소 무감하게 지나던 모든 풍경을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