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차관보, 中 부부장 만나 “양국관계 증진 위해 세심히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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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5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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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왼쪽)과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 (외교부 제공)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왼쪽)과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 (외교부 제공)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가 4일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을 만나 한중관계 증진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우리 외교부가 밝혔다. 최 차관보와 쑨 부부장의 이날 만남은 한중 외교당국 간의 올해 첫 ‘고위급’ 접촉이다.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보는 이날 중국 외교부에서 진행된 쑨 부부장과의 면담 및 오찬을 통해 작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양국관계 관리·발전 등에 관한 제반 현황을 점검했다.

우리 정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미국을 비롯해 자유·민주주의·인권 등 이른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외교에 주력해왔다. 이 때문에 ‘권위주의 국가’로 분류되는 중국과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소원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최근엔 ‘한미동맹 강화·발전’을 최우선시해온 우리 외교 기조를 겨냥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 논란으로 그간 누적돼온 한중 간 갈등 요소가 가히 ‘폭발’하는 양상까지 보였던 상황이다. 그러나 한중 외교당국 간엔 작년 8월 열린 외교장관회담 이후론 고위급 접촉이 사실상 전무했다.

이런 가운데 최 차관보와 쑨 부부장은 이날 회동에서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을 둔 양국관계 증진을 위해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우리 외교부가 전했다. 한중 양측 모두 ‘더 이상 갈등이 확산돼선 안 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중 양측은 “교역 증진과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며 “양국관계의 장기적·미래지향적 증진을 위한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해가기로” 했다.

특히 최 차관보는 중국 내 우리 기업·교민들이 “예측할 수 있는” 사업 환경 조성을 위한 중국 측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또 “한중 양측은 1992년 수교 당시 공동성명에서 ‘양국 수교가 한반도 정세 완화·안정에 기여할 것’을 확신했다는 점을 상기하며 북핵 문제에 관한 소통·협력도 강화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 차관보는 북한의 도발 중단 및 비핵화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측에선 이번 최 차관보와 쑨 부부장 간 회동을 통해서도 이른바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원칙, 즉 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며 중국의 합법 정부 또한 오직 ‘중화인민공화국’ 하나란 대외 기조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전후로 진행한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긴장은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서 벌어진 것” “대만 문제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문제”란 등의 발언을 하자,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한 것으로 간주하고 격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최 차관보도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은 양국 수교 이후 변함없이 견지돼 왔다”고 강조했다.

최 차관보는 이날 눙룽(農融)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과도 만나 “한중일 3국 간 소통·협력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 중이다.

외교부는 최 차관보의 이번 쑨 부부장 및 눙 부장조리 면담에 대해 “한중 양측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며 “앞으로도 양국 외교당국 간 적시 소통 등 다양한 교류·협력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 차관보의 방중 및 중국 당국자들과의 연쇄 면담이 성사됨에 따라 외교가에선 이달 중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 간의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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